
신한투자증권이 30일 발표한 '8월 국내 주식시장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AI 투자 사이클과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이라는 핵심 동력이 한국 시장에도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술혁신 강세장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있다. 과거 닷컴 버블과 4차 산업혁명 시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현재 AI 투자 사이클은 초반 하드웨어 중심에서 이제 연산과 추론, 물리 AI, 온디바이스로 확산되는 중반부 단계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무게 중심이 변화하면서 IT와 커뮤니케이션 섹터에 유리한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이 이번 기술혁신 강세장 초입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해소될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2023년 초 이후 KOSPI는 세계 주식시장을 언더퍼폼했는데, 이는 저장 중심에서 연산 및 추론으로 이동한 기술 변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연산 요구가 분산되고 디바이스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추세적 하락을 예상하지 않는 근거로는 견고한 경기와 기업이익, 정책 대응 여력 존재, 풍부한 개인 대기자금, 기술적 과열 해소 등을 들었다. 특히 개인 매수 대기자금이 151조7천억원으로 팬데믹 당시를 상회하고 있어 외국인 매도 전환 시에도 시장 하락 폭을 제한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약진도 시장 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규모 파운드리 공시를 통해 7만원대를 회복한 삼성전자의 반등은 단순한 개별 종목 차원을 넘어 시장 전체 투자 스타일 변화의 신호탄이다. 과거 패턴상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일 때 모멘텀 스타일은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모멘텀 스타일은 금융, 산업재,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삼성전자 약진과 함께 펀더멘털 중심 투자로 무게중심이 이동한다면, 실적 개선이 뚜렷한 유틸리티(전년대비 65.4% EPS 상승)와 산업재(22.1% 상승) 섹터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8월 투자 전략의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안티 모멘텀' 전략이다. 삼성전자 약진에 따른 모멘텀 스타일 약화를 고려해 펀더멘털이 우수한 유틸리티, 산업재, 그리고 턴어라운드 관점에서 소재와 IT 섹터를 선호한다.
둘째는 자본시장 정책 변화 수혜주 발굴이다. 세제 개편안보다는 상법 개정안이 주식시장에 더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지주회사와 우선주가 집중투표제, 자사주 의무소각 등의 재료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는 내년 예산안과 연계된 테마 발굴이다. 정부의 잠재성장률 3% 회복 의지와 신성장동력 모색 과정에서 AI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시스템 통합, 로봇 등의 분야가 부각될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전략팀장은 "글로벌 기술혁신 강세장이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한국 시장이 더 이상 소외받지 않을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단가 하락이 새로운 투자와 소비 수요를 촉진하고,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이 지속되면서 국내 산업재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8월은 일시적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추세적 하락보다는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삼성전자 약진과 함께 시작된 안티 모멘텀 전략, 자본시장 정책 변화, 그리고 내년 예산안 테마가 투자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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