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마감]관세폭탄과 세제개편 실망에 코스피 3%대 급락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한국 주식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식화와 국내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1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3.88% 하락한 3,119.41로, 코스닥은 4.03% 내린 772.79로 마감했다.

시장 급락의 직접적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상호관세를 공식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다. 한국에 대해서는 15%, 캐나다에는 25%에서 35%로 인상된 관세가 7일부터 발효된다. 여기에 미국 6월 PCE 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압도적 낙폭은 대내적 요인이 더 컸다. 전날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제약을 넘지 못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가장 논쟁적이었던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후퇴하면서 금융업종 전반이 부진했다. 증권업체들은 증권거래세 인상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 우려와 교육세 인상까지 겹치며 6.5% 하락했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세도 시장 하락을 가속화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현선물에서 1조 4,00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투자가들도 현물에서 1조원 이상을 매도했다. 이로 인해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단 3개 종목만이 상승세를 보이는 극심한 약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모든 업종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MASGA 협력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조선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한화오션이 4.5%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세진중공업도 1.4% 올랐다. 이날 코스피에 새로 상장한 중형조선소 대한조선은 84.8%나 급등하는 화려한 데뷔를 치렀다.

우주항공 관련주들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스피어는 SpaceX와 2035년까지 최대 1조 4,700억원 규모의 특수합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30% 급등했다. 에이치브이엠도 29.9%, LK삼양은 4.5% 각각 올랐다.

한편 남북경협 관련주들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소통 재개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코데즈컴바인과 제이에스티나가 각각 9% 이상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선임연구원은 "주식시장 제도 개선 기대를 먼저 반영한 주가가 정치권 논의 과정에서 점차 현실의 문제에 부딪히면서 실망 매물 출회와 함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국회 통과까지 진통이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음 주는 상법 개정안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주요 하락 업종으로는 면세점(-6.9%), 지역화폐(-6.8%), 증권(-6.5%), 스테이블코인(-5.6%), 웹툰(-5.3%) 순이었다. 개별 종목으로는 풍산이 2분기 실적 쇼크로 15.7%, LG생활건강이 7.3% 각각 급락했다.

향후 주목할 일정으로는 미국 7월 고용보고서와 ISM 제조업지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롯데칠성음료와 한섬의 실적 발표가 4일로 예정돼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