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주목할 점은 대명소노그룹이 할인 없는 시가 기준으로 1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시가 대비 최대 1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발행되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를 낳는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무할인' 방식을 선택해 소액주주 보호에 방점을 둔 결정을 내렸다.
부채비율 5700% … 경영위기 단계 진입
티웨이항공의 재무건전성은 이미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5700%에 달해 일반적인 LCC 평균인 300~1000%를 크게 웃돌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본잠식률이 68.53%로 자본금의 3분의2가 잠식된 상태였다는 점이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위험 구간'으로 분류되는 것을 고려하면 티웨이항공은 이미 경영 위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봐야 한다.
재무 악화의 직접적 원인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의 주 23회 운수권과 장거리 항공기 5대를 넘겨받으면서 시작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장거리 운임 인하 조건을 부과하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가운데, 고정비와 기재 운용 부담이 실적 악화로 직결됐다.
1100억 3자배정 유상증자에 그룹 계열사 참여
티웨이항공이 선택한 자본확충 방안은 무상감자, 제3자배정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을 병행하는 3단계 구조로 설계됐다.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닌 재무구조의 근본적 개선을 위한 정교한 전략이다.
먼저 무상감자 단계에서는 주당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줄이는 액면감액 방식을 채택한다. 이를 통해 장부상 자본금을 줄이고 그 감소분으로 누적 손실을 메우게 된다. 주식 수나 지분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자본잠식률을 개선하는 핵심 장치다.
이어 1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진행된다. 대명소노그룹 계열사인 소노인터내셔널과 소노스퀘어가 참여하며, 유입 자금은 올해 400억원, 내년 700억원으로 분할 집행된다. 이 자금은 항공기 운영비, 정비비, 유류비 등 실질적 운항비용 중심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자본확충에 대해 "대명소노그룹 또한 티웨이항공의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번 자본확충에 참여했으며 이는 티웨이항공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투자를 넘어 그룹 차원의 전략적 지원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자본확충 성공 땐 안정적 재무구조 갖춰
이번 자본확충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 중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부채비율은 현재 5700%에서 1000% 이하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본잠식률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 마련과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세 가지 조치를 병행함으로서 자본구조 개선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본확충을 계기로 티웨이항공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명소노그룹의 안정적인 재무지원과 호텔·리조트업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럽 노선의 수익성 개선과 장거리 네트워크 확장 과정에서의 초기 손실 관리가 향후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이 이번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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