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8.22(금)

LS 총수 일가 지분 팔아 경영권 방어 나서나

에코에너지 대량 매각 677억 마련 … 호반 겨냥 실탄장전 한 듯

안재후 CP

2025-08-22 11:33:24

구자은 LS그룹 회장. (사진 = LS) 2024.07.29

구자은 LS그룹 회장. (사진 = LS)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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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국내 재계 15위 LS그룹과 35위 호반그룹 간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LS그룹 총수 일가가 계열사 LS에코에너지 지분을 대량 매각하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본격적인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은 LS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 6명이 다음달 22일부터 한 달간 LS에코에너지 지분을 시간외매매로 일괄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각 규모는 총 677억원에 달하며, 이는 단순한 개인 자산 정리가 아닌 호반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호반그룹의 전방위적 압박

이번 지분 매각의 배경에는 호반그룹의 공격적인 지분 매집이 자리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최근 LS그룹 지주회사 ㈜LS의 지분 3%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호반그룹 측에서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전략적 투자로 해석하고 있다.
상법상 지분 3% 이상을 확보한 주주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회계장부 열람, 주주제안, 이사·감사 해임요구 등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감사 선임 시에는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어, 호반그룹이 LS그룹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더욱 주목할 점은 하림그룹 계열사인 팬오션이 지난 5월 ㈜LS 주식 7만6184주(0.24%)를 123억원에 매입한 사실이다. 팬오션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하림그룹이 지난 2023년 HMM 인수전에 뛰어들 당시 호반그룹은 과거 팬오션에 넘겼던 한진칼 지분을 비싸게 되사주고 하림그룹 여신전문금융사 기업어음을 매입하며 수백억원의 자금을 보탠 바 있어 양사의 연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선업계 갈등에서 그룹 간 분쟁으로 확산

이번 분쟁의 발단은 전선업계 1, 2위 기업 간의 갈등에서 시작되었다. 2019년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버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2021년 3월 호반그룹이 대한전선을 2,518억원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대기업 간 분쟁으로 번졌다.

특히 대한전선이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조단위 규모의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해저케이블과 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은 스마트그리드와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핵심 기술로, 전 세계에서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6곳에 불과하며 LS전선이 그중 하나인 상황이다.

LS그룹의 구조적 취약점
호반그룹이 LS그룹을 타깃으로 삼은 이유는 LS그룹 특유의 지배구조에 있다. 2003년 LG그룹에서 독립한 LS는 구자열 이사회 의장과 그의 친인척 43명이 지분 32% 가량을 나눠 가진 구씨 일가 집단 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구자은 회장이 직접 보유한 지분율이 3.63%에 그친다는 점이다.

구태회가(家) 11.1%, 구평회가 15.3%, 구두회가 5.6% 등으로 지분이 분산되어 있으며, LS그룹 오너 3, 4세들이 선대 지분을 쪼개 증여받으면서 지분율이 희석된 상태다. 이러한 분산된 지배구조는 외부 투자자에게는 경영권 개입의 여지를 제공하는 구조적 취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반그룹의 강력한 자금력

호반그룹의 공격력은 막강한 자금 동원력에서 나온다. 지난 연말 기준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이 보유한 유동자산은 7조6000억원에 달한다. 2023년 말 기준 호반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조6225억원에 달했으며, 호반건설만 775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호반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가치도 대한항공 경영 정상화로 크게 뛰면서 2022년 말 2900억원이었던 한진칼 지분 장부가치가 2023년 말 8500억원으로 상승하는 등 투자 수익도 상당한 수준이다.

총수 일가의 반격 전략

이러한 상황에서 LS그룹 총수 일가의 이번 지분 매각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매각 대상은 구자은 회장(24만7820주, 0.81%), 구자철 예스코 회장(19만7550주, 0.65%),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26만7550주, 0.87%),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26만7550주, 0.87%), 구자엽 LS전선 회장 장녀 구은희씨(44만7020주, 1.46%),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40만1340주, 1.31%) 등이다.

이들은 지분 처분 목적에 대해 '재무 유동성 확보와 계열사 지분 매입'을 명시했다. 매각 자금 전부를 LS 지분 매입에 쓴다면 21일 기준 1.39%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LS에코에너지는 LS전선이 63.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총수 일가가 지분 전량을 매각하더라도 경영권 확보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는 핵심 사업부문의 통제력은 유지하면서 지주사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재계 지형 변화의 신호탄

이번 분쟁은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을 넘어 국내 재계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권교체기에 대형 M&A로 재계 서열이 뒤바뀐 사례가 있어서 호반그룹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재벌들이 출자자 명단에 숨어 경영권 분쟁을 부추긴 사례도 있고 형제의 난도 있었지만, 이번 사례는 피의자가 상대방 역린을 건드리는 모습으로 비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찰 수사 결과와 법원의 최종 판결, 그리고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이 이번 분쟁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시대 전력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선업계 주도권을 둘러싼 이번 분쟁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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