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2.16(화)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 "K-뷰티로 프랑스 넘겠다"

신간 ‘같이 꿈을 꾸고 싶다’ 북콘서트 … AI로 생산단가 낮추는 방법 연구

안재후 CP

2025-12-16 13:49:10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이 '같이 꿈을 꾸고 싶다'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코스맥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이 '같이 꿈을 꾸고 싶다'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코스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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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이 K뷰티의 새로운 목표를 선언했다. 지난 15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신간 '같이 꿈을 꾸고 싶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이 회장은 "우리나라가 이르면 3년, 늦어도 5년이면 프랑스를 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K뷰티가 수출 실적에서 프랑스에 이어 2위에 머물러 있지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하면 충분히 추월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K뷰티의 성과, 그리고 다음 과제

이 회장은 K뷰티 산업의 가장 큰 성과를 "메이드 인 재팬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바꾼 것"으로 평가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한국 화장품 산업은 일본의 아래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축적한 결과, 오늘날 K뷰티는 글로벌 시장에서 존경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현 단계에 안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수출 실적은 프랑스에 이어 2위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이제는 가격과 물량 중심의 성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브랜드 신뢰와 품질, 기술력으로 프리미엄을 구현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이미지가 경쟁력이다

이 회장이 제시한 K뷰티의 생존 전략은 명확하다. 현재의 가성비 경쟁력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하는 것이다. 수량으로는 이미 프랑스를 앞섰지만, 가격과 브랜드 가치에서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판단이다.

"프리미엄 이미지만 붙으면 프랑스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다. 이는 코스맥스가 세계 최대 브랜드들(로레알, 에스티로더 등)과 협력하면서 쌓아온 기술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판단이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빨리 만들어내는 코스맥스의 차별성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계산이다.

하청에서 글로벌 1위까지의 여정

이 회장이 회상한 코스맥스의 성장 과정은 용기 있는 선택들의 연속이었다. "사업 초기 가장 큰 결단"은 일본과의 기술 제휴를 포기하고 자체 연구소를 선택한 것이었다. 당시 일본 화장품 ODM 기업 미로토와 제휴하고 있던 코스맥스가 독자 연구소장을 채용하려 하자, 미로토는 연구소장을 선택할지 자신들을 선택할지 요구했다.

"그때 연구개발 회사로서 소장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위기를 넘기고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고 이 회장은 되돌아봤다. 영원한 하청으로 남을 수 없다는 결단이 코스맥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었다.
또 다른 전환점은 2004년의 중국 진출이었다. 당시 국내 ODM 업계 최초로 상하이에 '코스맥스차이나'를 설립한 결정이 결정적 성장 기회가 됐다. 이 회장은 "중국을 단순히 값싼 노동력의 생산지가 아니라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본 것이 승리의 핵심이었다"며 "그 선택이 글로벌 1위 ODM으로 올라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코스맥스차이나 매출의 90% 이상이 중국 현지 화장품 기업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속도, 글로벌, 소비자 중심

이 회장은 차기 경영 전략을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했다. "속도가 생명이고, 글로벌이 생존이며, 소비자가 혁명"이라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가장 빨리 구현해 전달하는 역량이 미래의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코스맥스는 연구개발과 생산 시스템을 끊임없이 고도화해 왔다. 이 회장은 "한 가지 제품을 1000개, 1만 개 만드는 시대가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10만 종류, 100만 종류의 화장품을 1개씩 생산해야 하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며 "제품 1개를 만들어도 대량 생산과 비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도록 기술을 축적해 왔다"고 밝혔다.

맞춤형 화장품으로 미래를 준비하다

이 회장이 전망하는 화장품 산업의 미래는 개인화 시대다. 수억 명의 소비자 각각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코스맥스는 이미 이를 준비하고 있다. "AI와 막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화장품 생산 단가를 대량 생산 수준으로 낮추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5년 전부터 준비한 생산 시스템이 현재 70% 정도 완성된 상태"라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 서울대와 공동개발한 올인원 맞춤형 화장품 제조설비 '맥스페이스'가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보인다

이 회장이 서울대 학생들에게 건넨 조언도 인상적이었다. "기회는 늘 우리 주변을 돌고 있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말한 것이다. 현재에 충실하면서 실력을 닦고, 좋은 평판을 쌓으며 조력자를 모을 때 기회가 올 때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에게는 "문과적 소양을 길렀으면 좋겠다"는 특별한 당부를 했다. "화장품 산업은 이과적 자질도, 문과적 자질도 필요한 종합 예술"이라며 "문학과 예술과 관련된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며 소양을 넓힌 상태에서 이과 공부를 한다면 훨씬 더 좋은 화장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뷰티의 새로운 장, 프랑스 추월

1992년 '한국미로토'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코스맥스는 어느덧 세계 1위 화장품 ODM 기업이 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약 3조 1000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 약 4500개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선언한 "프랑스 추월"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33년의 성장 경험과 세계 1위 기업으로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 목표로 보인다. K뷰티가 가성비에서 프리미엄으로 도약할 때, 글로벌 미용 시장의 판도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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