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자주 찾는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들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치킨·카페 등 9개 외식업종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최근 5년간(2020~2024년) 총 3,133건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위반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491건에서 시작해 2021년 501건, 2022년 662건, 2023년 759건으로 꾸준히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도 720건이 발생해 5년 사이 무려 46.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BBQ가 '위반 1위' 불명예...치킨업체들 상위권 독식
이어서 메가커피(158건), 컴포즈커피(153건), 굽네치킨(140건), 롯데리아(126건), 교촌치킨(122건), 처갓집양념치킨(98건), 네네치킨(92건) 등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동대문엽기떡볶이(85건), 신전떡볶이(83건), 호식이두마리치킨(79건), 지코바치킨·맥도날드(각 75건), 멕시카나·페리카나(각 73건), 탕화쿵푸마라탕(69건), 투썸플레이스(65건), 더벤티(64건) 등도 다수의 위반 사례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상위 20개 업체의 위반 사례가 2,189건으로 전체 위반 건수의 약 7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대형 브랜드들에서 오히려 더 많은 위생법 위반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매장 수 대비 위반율로 보면 굽네치킨·맘스터치가 최고
단순한 위반 건수 외에 각 브랜드의 매장 수를 고려한 위반율을 살펴보면 또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으로 BBQ는 2,324개 매장으로 가장 많고, BHC치킨은 2,293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1,416개, 교촌치킨은 1,378개, 롯데리아는 1,288개, 굽네치킨은 1,11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수 대비 법 위반 비율을 계산하면 굽네치킨과 맘스터치가 각각 10%를 넘어 가장 높은 위반율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매장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위생법 위반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업종별 위반 현황을 살펴보면 치킨업계의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는 점이 확인된다. 치킨업종에서만 1,139건(36.4%)의 위반이 발생해 전체의 3분의 1을 넘었다. 이어 카페 617건(19.7%), 햄버거 471건(15.0%), 떡볶이 330건(10.5%), 피자 267건(8.5%), 마라탕 219건(7.0%) 순으로 나타났다.
위반 유형별로는 음식 내 이물질 등 '기준 및 규격 위반'이 1,158건(37%)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위생 문제 중 하나로, 음식에서 머리카락, 벌레, 플라스틱 조각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사례들이다.
그 다음으로는 위생교육 미이수가 968건(30.9%)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프랜차이즈 본사나 가맹점에서 직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위생교육조차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336건(10.7%), 건강진단 미실시 216건(6.9%),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185건(5.9%) 등도 주요 위반 유형으로 집계됐다.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영업장 폐쇄는 단 1건뿐
이처럼 심각한 위생법 위반에도 불구하고 행정처분은 대부분 가벼운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3,133건의 위반 사례 중 과태료 부과가 1,451건(46.3%), 시정명령이 1,321건(42.2%)으로, 이 두 가지가 전체의 88.5%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처벌인 영업정지는 167건(5.3%), 과징금 부과는 110건(3.5%)에 그쳤다. 가장 강력한 처분인 영업장 폐쇄는 5년간 단 1건만 있었다. 이는 위반의 심각성에 비해 처벌이 미약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프랜차이즈 본사 역할 강화 필요
서미화 의원은 "먹거리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식약처와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 또한 가맹점 위생 지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위반 사례가 개별 가맹점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본사에게도 직접적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단순히 매출 확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가맹점의 위생관리와 직원 교육에도 더욱 체계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위생교육 미이수와 건강진단 미실시 등 기본적인 관리 소홀로 인한 위반이 많다는 점은 시스템적인 개선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소비자들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식업계 전반의 위생관리 체계 점검과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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