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CJ 주가는 한때 전날 대비 10% 넘게 뛰면서 18만 3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이날 오전 투자은행(IB) 발로 "CJ가 최근 한 회계법인에 올리브영과의 합병을 위한 가치평가를 의뢰했다"는 보도 때문이다. 시장은 CJ와 올리브영의 합병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즉각 반응했다.
하지만 CJ그룹은 곧바로 이를 전면 부인했다. CJ그룹은 이날 뉴스룸에 올린 입장문에서 "CJ그룹은 양사 합병을 위한 가치 평가를 의뢰한 적이 없다"면서 "또한 합병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 보다는 지주사와 합병을 통한 구조개편 시나리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합병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배경에는 CJ그룹의 승계 구도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이선호 CJ 미래기획실장(前 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CJ 보통주 지분율은 3.2%,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의 보통주 지분율은 1.5%에 불과하다. 반면 이선호 실장의 올리브영 지분율은 11.04%로 상대적으로 높다. 때문에 두 회사가 합병을 하면 이선호 실장의 지분율이 올라가고 그만큼 그룹 지배력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선호 실장이 지주사를 떠난 지 6년 만인 9월초부터 CJ에 신설되는 미래기획실장을 맡자 합병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는 합병 가능성에 무게
올리브영 역시 합병을 염두에 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은 최근 한국뷰티파이오니어가 보유한 자사 지분 11.3%를 인수했다. 당초 3년 내 매입할 수 있었던 지분을 영업 호조에 힘입어 1년 만에 조기 인수하게 된 것이다.
또한 올리브영은 작년 1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변경과 자분준비금 감액 안건을 의결했다. 이중 자본준비금 감액 건은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초과금에서 25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것이다. 이는 자사주 매입한도를 확대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합병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iM증권은 12일 리포트를 통해 "올리브영이 자사주를 취득하는 일련의 과정 등을 살펴보았을 때 상장하기 보다는 CJ와의 합병 등을 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사간 합병 가능성을 높게 본 iM증권은 CJ의 목표가를 13만원에서 16만원으로 높였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외부지분을 모두 회수함으로써 CJ와의 합병 기반을 마련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너 3세들이 동사 지분을 매입하는 승계측면에서도 합병이 상장보다는 세금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리적인 합병비율 찾는 게 최대 과제
CJ그룹이 합병으로 최상의 결과를 얻으려면 CJ 주가는 낮게, 올리브영 몸값은 높게 책정돼야 한다. 그러나 승계 타이밍을 고민하는 사이, 시장의 흐름은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CJ 주가는 7년래 최고치를 찍은 반면 올리브영은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책정될 경우, CJ 주주들과 CJ지분 10% 이상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의 반발이 예상된다. 합병을 추진하게 된다면 CJ그룹으로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합병비율을 찾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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