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사는 올해 상반기 독일 럭셔리 패션 브랜드 '에스까다(ESCADA)' 언더웨어의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편안한 이지웨어 스타일의 '아이릴리(ILILLI)'와 인앤아웃 스타일의 '후포(hoopoe)' 등 세 가지 신규 브랜드를 온라인 전용으로 론칭했다고 5일 발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아이릴리의 초기 실적이다. 론칭 두 달 만에 홈쇼핑 누적 매출 35억원을 기록하며 목표 대비 130%를 초과 달성했다. 이는 트렌디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 온라인 중심 판매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동사는 1993년 설립된 이후 국내 이너웨어 시장에서 '패션내의'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해온 선도기업이다. 보디가드, 예스, 섹시쿠키, 제임스딘 등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시장 세분화 전략을 구축했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고, 2022년 회생절차를 겪으며 경영 정상화에 집중해왔다.
에스까다 언더웨어 라이선스 계약은 동사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29년 12월까지 약 5년간 독점 판매권을 확보한 이번 계약은 단순한 제품 수입을 넘어 국내 프리미엄 언더웨어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내 란제리 시장 전망도 우호적이다. IMARC Group에 따르면 한국 란제리 시장은 2024년 17억1천만달러에서 2033년 30억4천만달러로 연평균 5.9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pop과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영향력 확산과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 향상,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동사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흡습속건, 항균, 소취 등 기능성 소재 활용과 무봉제, 프리컷 원단 등 인체공학적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단순한 속옷을 넘어 패션과 기능성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과제도 남아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하며 영업손실 32억1천만원을 기록했다. 소비 심리 위축과 전통 오프라인 채널의 성장 한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매출 공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전략은 D2C(Direct-to-Consumer) 강화에 집중된다. 자사몰 UI·UX 개편과 채널별 맞춤 성장 전략을 통해 매출 극대화를 꾀하고,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 보스(BOSS) 도입으로 포트폴리오 고급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평가정보 윤승진 애널리스트는 "좋은사람들의 신규 브랜드 전략은 회생 이후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아이릴리의 초기 성과는 동사의 온라인 중심 브랜드 역량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전했다. 여기에 에스까다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프리미엄 시장 진출과 기존 대중 브랜드와의 이원화 전략이 성공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과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D2C 전환 과정에서의 매출 변동성과 오프라인 채널 의존도 축소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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