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폐암학회(WCLC25)에서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 병용요법 임상결과가 기존 단독요법 대비 생존율을 23%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나면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이 제시됐다. 한편 J&J와 유한양행이 공동 개발한 렉라자 병용요법도 늦가을부터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AZ는 이번 학회에서 타그리소와 화학요법 병용의 FLAURA2 3상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EGFR 변이를 가진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5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타그리소+화학요법 병용군의 전체생존 중앙값은 47.5개월로 단독요법군의 37.6개월보다 9.9개월 더 길었다. 사망 위험도 2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작용 관리가 양호했다는 것이다. 부작용으로 인해 타그리소를 중단한 비율이 병용요법에서 12%, 단독요법에서 7%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새로운 부작용 이슈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임상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번 결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는 본격적인 병용요법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올해 초 J&J의 MARIPOSA 3상 연구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 대비 25%의 생존 이점을 입증한 바 있어, 현재까지 발표된 데이터만으로는 양사의 병용요법이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타그리소 병용요법이 먼저 전체생존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시장에서 선제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타그리소의 매출액은 병용요법 FDA 승인 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58억 달러에서 2024년 66억 달러로 13% 증가했으며, 올해는 7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J&J와 유한양행도 반격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SC) 제형 승인이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이 시장 침투의 장벽이었지만, 늦가을 미국 FDA 승인이 예상되는 SC 제형은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늦게 발표할수록 유리한 전체생존 결과가 아직 학회 발표 소식이 없어 연말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바이오 산업 전문 매체 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전체생존 데이터를 중간 이상으로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어, J&J의 발표 타이밍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타그리소 병용요법의 생존기간 연장이 9.9개월인 반면,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은 최소 12개월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어 데이터 측면에서는 J&J 쪽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현재 시장에서는 선제적 데이터 발표로 가이드라인 등재 우위를 점한 AZ와 더 나은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J&J의 후발 주자 전략이 맞붙는 양상이다. 타그리소는 이미 병용요법 FDA 승인 후 매출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렉라자 역시 SC 제형 승인과 함께 전체생존 데이터 공개 시점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처방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SC 제형 승인과 추가 임상 데이터 발표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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