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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社 지배구조 ② 크래프톤] 텐센트와 불안한 동거… 상법개정 영향 ‘촉각’

특수관계인 합쳐도 지분격차 한자릿수 … ‘합산3%룰’ 공격대상 될 수도

안재후 CP

2025-09-08 16:00:41

[사진=크래프톤 제공]

[사진=크래프톤 제공]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게임업계 대표주자 크래프톤이 지배구조 측면에서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 7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이 창업자와 텐센트 간 지분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한 크래프톤의 지배구조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병규 vs 텐센트, 위험한 1%포인트 차이

크래프톤의 현재 지분구조는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이 14.89%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텐센트가 특수목적법인 'IMAGE FRAME INVESTMENT(HK) LIMITED'를 통해 13.86%를 보유해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장병규 의장과 텐센트의 지분격차는 단 1%포인트에 불과하다. 정병규 의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특수관계인을 합쳐도 22.76%에 불과해 텐센트와의 지분격차는 불과 9%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는 상법개정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현재의 지분구조로 판단할 때 상법개정으로 텐센트의 실질적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상법개정안 2027년 3월 주총서 첫 적용

7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개정안의 핵심은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합산 3%룰'이다. 크래프톤의 2025년 1분기 기준 자산총액은 8조3,471억원으로 상법개정안 적용 대상(자산총액 2조원 이상)에 해당된다.

개정안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6년 7월 이후 열리는 주주총회부터 적용되며, 크래프톤의 경우 2027년 3월 주총에서 처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병규 의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22.76%에 달하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이들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반면 텐센트는 상법개정안 적용 이후에도 기존처럼 13.86%의 의결권을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 상법개정안은 감사 선임과 관련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만 3%로 제한하고, 2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다"며 "2대주주가 지분을 쪼개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더라도 이를 적발하기 어렵고, 이렇게 되면 2대주주가 대주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텐센트의 실질적 영향력 확대 우려

크래프톤과 텐센트의 관계는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선다. 크래프톤의 핵심 수익원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과 글로벌 퍼블리싱을 텐센트가 맡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도 변수다. 크래프톤 이사회는 사외이사 3인을 포함해 총 7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한 명은 텐센트 자회사 출신 기타비상무이사다. 상법 개정으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외국계 주주의 이사회 내 발언권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분뿐 아니라 사업 구조 면에서도 텐센트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외국계 주주와의 이해관계가 경영 전반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액주주 42.46%, 캐스팅보트 역할 주목

크래프톤 감사 선임의 또 다른 변수는 소액주주의 높은 지분율이다. 2025년 1분기 기준 크래프톤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42.46%로, 자기주식을 제외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기준으로 산정됐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개별 3%룰을 적용했을 때는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합산 3%룰을 적용할 경우에는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표 대결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일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는 소액주주들도 늘고 있어, 2027년 감사위원 선임에서 소액주주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조원 규모 M&A로 계열사 구조 확장

크래프톤은 2025년 들어 공격적인 M&A를 통해 계열사 구조를 대폭 확장하면서 지배구조의 복잡성도 증가시켰다. 올해에만 3건의 굵직한 M&A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4월 29일에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넵튠 지분 39.37% 전량을 약 1,650억원에 인수해 총 42.53%의 지분을 확보, 넵튠의 최대주주가 됐다. 6월에는 일본 종합 광고회사 ADK 그룹을 약 750억 엔(한화 7,103억원)에 인수하여 크래프톤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단행했다. 7월 25일에는 미국의 게임 개발사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를 약 1,324억원에 인수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게임을 넘어선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동시에 지배구조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을 통한 지분율 안정화 시도

크래프톤은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자사주 취득 및 소각 정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5년 4월 29일 넵튠 인수를 통해 넵튠이 보유하던 크래프톤 주식 43만3,330주를 자사주로 획득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총 4,664억원어치의 주식을 소각했으며, 이는 최대주주 지분율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텐센트와 지분격차가 크지 않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경영 독립성 확보 위한 제도적 장치 있다”

크래프톤은 상법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아직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내부적으로 별다른 동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크래프톤 이사회는 다양한 배경의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경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기타 위원회 역시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위원장도 사외이사가 맡는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 견제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상법 개정 이후 텐센트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분 구조와 사업적 의존도를 고려할 때, 크래프톤이 경영권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향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적 정책 도입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제고하고, 동시에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라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26년 7월부터 시행될 상법개정안의 실질적 영향과 함께 크래프톤의 지배구조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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