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작가의 배우자는 경마장에서 각각 10년, 25년 넘게 종사중이다. 그림을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2019년 시작된 팬데믹의 영향으로 모두가 일상을 멈춘 시기, 아이러니하게도 작가는 가슴 한편에 간직해 온 붓을 꺼내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양보와 인내의 미덕을 쌓아오느라 정작 꺼내지 못했던 작가의 꿈은 인생 후반기에 비로소 활짝 열리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또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보다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 반짝이는 의미들을 화폭에 담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컸다. 열망은 마침내 열매를 맺어 현재는 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개인전도 열며 본격적인 작가로서의 삶을 병행하고 있다.
작가의 캔버스는 삶의 많은 부분을 함께 해온 말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모네가 수련을,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리듯 김현주 작가에게 말이란 일상을 둘러싼 너무나 익숙한 피사체였다. 작품 속의 말은 아름답고 힘차고 때로는 애처로운 모습이다.
이번 초대전에는 약 25점이 소개되는데 진짜 ‘편자’가 부착된 말의 뒷모습 시리즈가 특히 인상적이다. 발굽 아래서 말의 하중을 견디느라 빨리 닳고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소모품이지만 사람들에게는 ‘행운’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편자 역시 삶의 고단함과 보람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달리고, 걷고, 멈추어 쉬는 말의 발굽을 보며 보이지 않는 말의 표정이나 감정을 떠올려 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2025년을 마무리하는 계절에 많은 시민들이 전시장을 방문하여 경주마처럼 열심히 달려온 스스로를 위로하고 칭찬하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12월 28일(일)까지 계속되며 관람시간은 10:00~17:30분이다. (월화 정기 휴관)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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