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증권은 4일 삼성전기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고의영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 멀티플이 궁극적으로 이전 사이클 고점인 P/B 2.3배를 목표로 함에 무리 없을 것"이라며 현재 2.1배 타겟에서 추가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IT 의존도 낮추고 고마진 제품 비중 확대
삼성전기의 이익 지속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핵심 논거다. 2017~2018년, 2020~2021년 상승 사이클 당시 MLCC 매출에서 IT 비중은 80% 내외였다. 그러나 올해 동사 MLCC 매출에서 IT 비중은 53%로 축소되고, 산업용(서버)·전장용이 47%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7년까지는 후자의 비중이 56%로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라타가 최근 2025~2030년 AI 서버용 MLCC 연평균 성장률 가이던스를 기존 18%에서 30%로 대폭 상향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경우 AI 서버용 MLCC 시장은 2025년 1~1조1천억원에서 2030년 3조7천억~4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iM증권은 당초 동 시장이 연평균 21% 성장해 2030년 2조7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무라타의 가이던스는 이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전체 MLCC 시장에서 AI 서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6%에서 2030년 14%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판가 인하 압력 완화, 인상 시 수익성 급등 가능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일반 서버, 전장용 MLCC에 대한 판가 조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AI 서버용 MLCC는 초과 수요 상황이어서 스팟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라타의 가격 정책에 따라 업사이드가 생길 수 있다.
IT용 MLCC는 분기마다 판가 협상을 하는데, AI 서버용 MLCC 생산 배분 확대가 IT용 공급 축소를 유도하며 판가 인하 압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AI 서버용 MLCC는 생산 리드타임이 IT의 두 배이므로 전체 유효 캐파 축소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MLCC 가격 인상이 있던 2017~2018년 사이클 당시 삼성전기의 수익성 정점 시점이 연장됐고,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대비로도 크게 아웃퍼폼했다. 당시 연간 MLCC 영업이익률은 32%에 달했으며, 분기 최고 영업이익률은 2018년 3분기의 38%였다. 2020~2021년 판가 인하 완화기에도 연간 MLCC 영업이익률은 22%를 기록했다. 과거 대비 AI 서버, 전장 등 고마진 제품군 중심의 믹스 개선이 동시에 전개됨에 따라 판가 인하 완화 효과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의 수동소자 가동률은 100%를 상회하고 있다. 이전 사이클에서 각각 97%, 99% 가동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타이트한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가동률이 100%를 넘었는데도 생산량은 과거 사이클 대비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캐파 부하를 의미하며, 공급 제약이 구조적임을 시사한다.
LG이노텍, BoM 부담 우려는 제한적
아이폰 부품 업체인 LG이노텍에 대해서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재료비 부담 우려가 제기됐으나, iM증권은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애플은 매년 유연한 가격 정책을 통해 원가 부담 요인을 최소화해왔으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기반으로 가격 전가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시계열을 보면 DRAM 가격 추이와 애플의 하드웨어 부문 매출총이익률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DRAM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도 매출총이익률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카메라 모듈은 이미 신규 벤더사 진입에 따른 강한 경쟁 국면을 경험했으며, 현재 이러한 경쟁 강도가 하향 안정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2026년에는 가변조리개 탑재로 인해 판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iM증권은 "LG이노텍의 2026년 ROE가 평균 수준인 10% 초반으로 회귀하며, P/B 역시 평균 수준인 1.23배를 목표로 함에 무리 없다"고 평가했다.
메모리 PCB, 보수적 가이던스에 업사이드 여지
메모리 PCB(패키지 및 모듈) 업체들에 대해서는 바스켓 매수를 추천하며, 특히 대덕전자와 심텍에 대한 선호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 메모리 PCB 업체들의 2026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는 높은 한자릿수에서 10% 초반으로 분포되어 있다. 이는 기판 업체들의 지속가능한 수익성 수준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패키지 기판 산업의 평균 수익성은 8~9% 수준이다. 다만 최근 업황 개선 강도가 미드 사이클 이상이라는 점, 자재 부담을 감안한 판가 인상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들의 가이던스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요 업체들이 SOCAMM 모듈 PCB, SOCAMM 모듈용 LPDDR 기판, 루빈 CPX용 GDDR7 등 신규 응용처에 대한 업사이드를 2026년 가이던스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도 추가적인 업사이드 요소다. iM증권은 이러한 신규 응용처의 합산 시장 규모가 2026년 2,000억원 이상, 2027년 4,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덕전자는 동종업체 중 BT기판의 수익성이 가장 높고, ABF기판의 적자폭 개선이 예상보다 빠르며, MLB 사업이 여전히 히든 밸류로 남아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심텍은 SOCAMM, LPDDR, GDDR7 등 신규 서버 응용처와 관련된 업사이드가 시장 기대치에 추가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