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호주서 4700억 HVDC 수주…올해만 1조원 달성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삼성물산이 호주 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압직류 송전 설비(HVDC)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며 올해만 호주에서 1조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호주 연방정부와 빅토리아·타즈매니아 주정부가 설립한 마리너스링크(Marinus Link Pty Ltd)가 발주한 마리너스링크 HVDC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호주 빅토리아주 헤이즐우드 지역과 타즈매니아주 헤이브릿지 지역을 연결하는 750MW 규모의 초고압직류 송전 설비를 설계·조달·시공(EPC)하는 사업이다. 지중 90km, 해저 255km를 합쳐 총 345km 길이의 송전망이 구축된다.

마리너스링크 HVDC 사업을 통해 풍부한 신재생 에너지를 보유한 타즈매니아주와 빅토리아주를 비롯한 본토 지역 간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양방향으로 안정적인 송전이 가능해진다.
현지 건설사와 JV 구성, 50% 지분 확보

삼성물산은 현지 인프라 전문 건설사인 DTI(DT INFRASTRUCTURE)와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지중 케이블 설치를 위한 토목공사와 변환소 공사 패키지를 수주했다. 총 94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 중 삼성물산 지분은 50%인 약 4700억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시공자가 설계에 참여하는 ECI(Early Contractor Involvement) 과정에서 최적화된 설계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UAE HVDC 사업을 바탕으로 쌓은 수행 역량을 내세워 발주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성준 삼성물산 ES영업본부장 부사장은 "이번 마리너스링크 HVDC 프로젝트는 호주 시장에서 삼성물산의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인정받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호주를 비롯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의 이번 수주는 중동에서 쌓은 HVDC 사업 경험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복잡한 설계와 시공 노하우가 요구되는 초고압 송전 설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호주 에너지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7월 BESS 이어 연속 수주, 올해 1조원 돌파
삼성물산은 지난 7월 약 2000억원 규모의 호주 빅토리아주 나와레(Gnarwarre) 에너지 저장장치(BESS)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HVDC 프로젝트까지 더해 올해에만 호주 에너지 시장에서 1조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삼성물산은 2023년 '멜버른 재생에너지 허브(MREH)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호주 에너지 시장에 진출한 이래 현재까지 2.9GWh 규모의 에너지 저장장치 사업을 수행 중이다.

불과 2년 만에 호주 에너지 시장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삼성물산은 호주 에너지 분야의 강자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특히 HVDC는 장거리 대용량 전력 수송에 유리하고 에너지 손실이 적어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분야다. 삼성물산은 이번 마리너스링크 HVDC 사업 수주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