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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지주 지배구조 형식적... CEO 참호 구축에 악용”

상반기 은행권 워크숍 점검 결과 공유, 운영 실태 지적

이상호 CP

2026-06-29 15:30:18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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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이상호 CP] 금융감독원이 국내 은행지주사들의 지배구조를 점검한 결과 금융당국이 마련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오히려 경영진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참호 구축’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형식적이고 편법적인 운영 실태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29일 개최한 ‘2026년 상반기 은행권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점검 결과를 전격 공개하고 은행권의 강도 높은 쇄신을 촉구했다.

‘현 CEO 유리하게 승계 룰 변경’… 이사회 견제 기능 전멸
금감원에 따르면, 상당수 은행지주가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이해상충 등 독립성 검증을 소홀히 했으며 후보군 역시 내부 추천 인사에 과도하게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 최고경영자(CEO) 체제 아래에서 구성된 이사회가 CEO 경영승계 절차를 수동적·형식적으로 운영하면서 사실상 경영진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지주사에서는 현 CEO에게 유리하도록 승계 절차를 도중에 변경하거나, 후보자 평가 기록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의사록조차 부실하게 관리한 사례가 확인됐다. 사실상 외부 후보군에게는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해 형식적인 후보군 관리만 해온 셈이다.

또한 금감원은 경영진 보수 체계의 도덕적 해이도 지적했다. 개별 이사의 보수가 적정하게 책정됐는지 주주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보수위원회 소속 임원이 본인의 보수를 결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황당한 비위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과도한 위험 추구를 방지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수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가동 중인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통해 △이사회 권한·책임 강화, △CEO 선임 및 연임 통제 강화, △성과보수 운영 합리성 제고 등을 골자로 한 개선방안을 논의 중이며, 다음 달 최종 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과 개인채무자 보호법 위반 등 금융소비자 권익을 침해한 사례들도 무더기로 공유됐다.

금감원이 6개 은행을 대상으로 개인채무자 보호법 이행 실태를 점검한 결과, 연체 관리부터 채무조정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채무자 권익을 침해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구체적으로는 부적정하게 주택경매를 신청하거나, 법정 추심연락 횟수 제한을 위반한 사례가 적발됐다. 또한 기한이익 상실 예정 사실이나 채권양도 예정 사실을 고객에게 제대로 통지하지 않고 누락하는 행위 등도 드러났다.

아울러 대출 실행 후 사후점검을 생략하거나 자금 용도를 부실하게 점검하는 등 은행권의 내부통제 미흡 사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감원은 적발된 법령 위반사항에 대해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며, 연체 및 취약채무자에 대한 보호체계를 전면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AI 도입 따른 내부통제 당부
마지막으로 금감원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가속화에 따른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도 강하게 주문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곽범준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AI 기술이 가질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과 거버넌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연말을 앞두고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 거버넌스 확립과 취약계층 보호에 고삐를 죄어줄 것을 은행권에 거듭 당부했다.

[글로벌에픽 이상호 CP / sangho@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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