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8년 리뷰 ②] 선택과 집중으로 끌어올린 LG 황금실적](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62513535902047048439a4874112222163195.jpg&nmt=29)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전자 3사가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세 회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8,204억원으로 3년 전 3,990억원과 비교 4.5배나 증가했다.
스마트폰과 태양광을 접고 전장·배터리·인공지능(AI)으로 무게를 옮긴 '선택과 집중'이, 뺀 자리를 더 큰 숫자로 채우기 시작한 셈이다.
'빼기'에서 시작한 8년 — 무엇을 접었나
구 회장의 재편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서 출발했다. 그는 2019년 연료전지·수처리 사업과 전자결제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2021년에는 LG전자의 26년 된 휴대폰 사업을 접었고 2022년에는 태양광 패널 사업도 종료했다. 적자가 누적되거나 미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사업을 들어낸 자리에, 전장과 구독, 플랫폼, 공조 같은 기업 간 거래(B2B)와 비(非)하드웨어 영역을 채웠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의존도를 낮추고 OLED 중심으로 체질을 바꿨다.
전자 3사의 반등 — B2B로 갈아탄 수익성
가장 먼저 답을 내놓은 곳은 맏형 LG전자다. 올해 1분기 매출 23조7,272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조6,7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9% 늘었다. 핵심은 매출의 질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1분기 전사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은 36%까지 올라왔고, 가격 변동성이 큰 소비자 가전 의존도는 그만큼 낮아졌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보조를 맞췄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비중을 2021년 36%에서 지난해 61%까지 끌어올린 끝에, 2025년 연간 영업이익 5,17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1,467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2021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큰 흑자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호조로 1분기 영업이익 2,953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36% 성장했다.
세 회사의 성장 궤적은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이에 압축돼 있다.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8,204억원은 LG전자 연결 영업이익(1조6,737억원, LG이노텍 2,953억원 포함)에 LG디스플레이(1,467억원)를 더한 값이다. 세 회사의 1분기 합산 매출 29조2,612억원 역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다. 외형과 수익성이 함께 좋아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니라 사업 구조가 바뀐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등을 이끈 두 엔진은 구 회장이 빈자리를 채우며 키운 신사업, 전장(VS)과 클린테크(HVAC·냉난방공조)다.
전장은 이미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1조1,357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으로 두 지표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본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고급화와 유럽 완성차 고객 확대가 성장을 이끌었다.
클린테크는 더 가파르다. LG전자는 2024년 말 조직을 개편해 공조 사업을 전담하는 ES사업본부를 출범시켰는데, 이 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9조3,230억원, 영업이익은 6,473억원에 이른다. 가정용 에어컨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유럽 히트펌프 수요가 동시에 커지면서, 올해 1분기 에어컨 평균 가동률은 생산능력을 웃도는 134.7%를 기록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HVAC 매출 20조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두 사업의 무게감은 합산 숫자에서 분명해진다. 전장과 공조 두 사업본부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해 LG전자 연결 영업이익(2조4,784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가전 회사가 산업 설비 회사의 얼굴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선택과 집중'의 모든 베팅이 같은 속도로 결실을 맺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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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의 전환 — EV 캐즘 ESS로 넘다
구 회장이 가장 공격적으로 키운 배터리는 전략적 전환의 한복판에 있다.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는 이른바 '캐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23조6,718억원으로 전년보다 7.6% 줄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도 2023년 33.6%에서 2024년 26.7%, 2025년 21.5%로 해마다 둔화했다.
그러나 회사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1조3,461억원으로 오히려 133.9% 늘렸다. AI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발 빠르게 무게중심을 옮긴 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전기차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돌려 가동률을 끌어올렸고, 북미 ESS 생산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BMW 신규 수주를 더하면서 전체 수주 잔고를 440GWh 이상으로 키웠다. 올해 1분기에는 미국 보조금 축소가 겹쳐 영업손실 2,07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지만, 시장은 이를 'EV에서 ESS로'의 전환 과정에서 지나는 저점으로 본다.
이런 베팅의 뿌리는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는 그해 2027년까지 5년간 국내에 5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가운데 44조원을 배터리·전장 등 미래차 산업과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배정했다. 그때 뿌린 투자가 2025~2026년 들어 전장의 최대 실적과 배터리의 ESS 전환이라는 형태로 결실을 맺기 시작한 셈이다.
빼기와 더하기의 8년, 그리고 다음 곡선
8년의 결산은 분명하다. 구 회장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덜어내고 전장·공조·배터리에 자원을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으로 LG의 돈 버는 방식을 바꿨다. 전자 3사는 그 전략이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형태로 돌아온 증거이고, 배터리는 그 전략이 EV에서 ESS로 한 번 더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빼기로 시작한 재편이 더하기의 결실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LG는 이 토대 위에서 다음 성장 곡선을 어디에 그리고 있을까. 구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BC', 즉 AI·바이오·클린테크를 축으로 한 신사업과 기술 리더십 전략은 3편 '미래 신사업과 AI·바이오·클린테크 도약'에서 이어진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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