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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OT로 본 행장 연임전선 ④ 정진완 우리은행장]

기업금융 부활 성과 불구 반복되는 내부통제 부실 ‘걸림돌’

이상호 CP

2026-06-26 10:20:24

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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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이상호 CP] 시중은행 5곳의 은행장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이 다음달 공개되는 상황에서 각 은행장들의 연임 가능 성적표의 초안이 나올 예정이다. 다만 과거처럼 '실적'의 주요한 부분을 넘어서 지배구조, 내부통제 등 총체적 평가에 따라 연임의 무게가 실릴 예정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오는 7월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외환시장도 24시간 개방되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각 은행장들의 현 상황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올 연말 첫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의 2년 재임 기간은 ‘성과’와 ‘위기’라는 극명한 이중주로 평가된다. 기업금융 중심의 ‘명가 부활’이라는 뚜렷한 성과를 거뒀지만, 수년간 이어진 금융사고의 구조적 반복이라는 무거운 짐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연임 여부는 경영 실적과 내부통제 책임론이라는 정반대 평가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다가오는 ‘외환시장 24시간 개방’이라는 기회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쇄신 의지에 달려 있다.

2조 5820억원, 기업금융 명가의 부활
정진완 행장의 가장 강력한 연임 카드는 ‘기업금융 명가 부활’이다. 취임 이후 대기업 여신과 우량 중소기업 중심의 공격적 영업을 통해 고금리·저성장 환경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2025년 당기순이익 2조 5820억원을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전년(약 3조 390억원) 대비 15% 가까이 감소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역성장한 가운데서도 2조 5천억원대 순익을 지켜낸 것은 의미가 크다. 경쟁사들이 대부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상황에서, 우량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직문화 쇄신과 현장 중심 리더십
정진완 행장은 실적 확대를 넘어 조직문화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오랜 현장 경험과 내부 신망을 바탕으로 침체됐던 영업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조직 결속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권에서는 그의 기업금융 전문성과 현장 중심 리더십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직원 사기 진작과 현장 목소리 청취 능력에서 타 은행장과 차별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WON뱅킹 혁신, 국제적 인정
기업금융에만 의존하지 않고 디지털 부문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냈다. 전면 개편한 ‘우리WON뱅킹’을 통해 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와 자산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기능 중심이 아닌 사용자 경험(UX) 혁신에 주력한 점이 특징이다.

그 결과 2026년 iF 디자인 어워드 브랜딩·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디자인 혁신성과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신한·KB의 플랫폼 중심 전략과 차별화되는 ‘사용자 경험 중심 혁신’으로 평가된다.

통합 금융 플랫폼 비전, 아직 검증 단계
정진완 행장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비전은 기업 고객과 개인 고객을 아우르는 통합 금융 플랫폼이다. 기업금융 고객의 자산관리 니즈와 개인 고객의 디지털 편의성을 동시에 해결한다면,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된 포지셔닝이 가능하다는 전략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기업금융 전문성과 디지털 역량의 시너지가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검증된 단계는 아니다. 디지털 부문의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아직 비이자이익 기여도나 그룹 전체 수익 창출력에서 결정적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 구조적 내부통제 부실
그러나 연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반복되는 금융사고다. 취임 이후에도 100억원대 직원 횡령 사건(2024~2025년 발생)과 과거 대형 부당대출·배임 사고가 이어지면서 ‘사고 은행’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개별 직원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구조적 내부통제 미흡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정진완 행장은 취임 직후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선언했으나, 완전한 사고 방지에 실패했다. 이는 리더십의 실행력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으로, 조직문화의 근본적 개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과 시장은 우리은행을 ‘안전한 은행’이 아닌 ‘사고가 잦은 은행’으로 재인식하는 분위기다.

강화된 CEO 책임론, 피할 수 없는 책임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금융사고에 대해 CEO 책임론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는 점은 정진완 행장에게 치명적이다.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과 조직문화 개선은 최고경영자의 핵심 책임으로 보기 때문이다.

취임 후 내부통제 강화를 공언했음에도 사고가 반복된 점은 경영 공약 실패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실적 성과가 아무리 뛰어나도 내부통제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임종룡 회장의 압박과 지주 전략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판단도 핵심 변수다. 임 회장은 비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야심찬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핵심 수익원인 은행이 안정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지주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기대가 크다.

반복적인 금융사고는 더 이상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주 전체의 리스크로 확대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임 회장이 내부통제 부실을 ‘개선 가능한 과제’로 볼지, ‘조직문화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 신호’로 볼지가 연임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외환시장 개방, 마지막 반전 기회
정진완 행장에게 남은 가장 중요한 기회는 오는 7월 6일부터 시행되는 외환시장 24시간 운영이다. 동시에 역외 원화 결제망 도입(2027년 예정)도 예정돼 있다.

이 정책들은 기업금융과 글로벌 공급망 금융에 강점을 가진 우리은행의 특성과 정확히 맞물린다. 야간 외환 딜링 확대와 수출입 기업 대상 서비스 강화로 가시적 실적을 창출한다면, 디지털 약점과 내부통제 논란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강력한 가산점이 될 수 있다.

정진완 행장의 연임 여부는 단순한 개선 계획이 아닌 실효성 있는 구조적 변화와 명확한 책임 관리를 제시하고 7월 외환시장 개방을 활용해 기업 외환·글로벌 부문에서 가시적 실적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또한 금융당국의 CEO 책임론과 지주의 쇄신 압박 속에서 신뢰를 재구축할 수 있는지가 주요 과제다. 이는 실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리더십의 문제다.

기업금융 명가 부활이라는 성과와 2조 5820억원의 실적은 분명 가치가 있다. 그러나 반복된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부실은 그 성과를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다. 7월 외환시장 개방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고, 내부통제 혁신 의지를 강력하게 증명한다면 연임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반대로 내부통제 문제가 지주의 ‘쇄신 카드’를 촉발한다면, 정진완 시대는 예상보다 빨리 막을 내릴 수도 있다. 올해 하반기는 그의 리더십과 운명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는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다.

[글로벌에픽 이상호 CP / sangho@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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