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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3개월 훈련 ‘호프’ 승마 액션의 진실…“불가능해 보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스크린 속 위험천만한 말 추격, 어디까지가 진짜 기술일까

이성수 CP

2026-07-24 13:33:29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장면이 있다. 배우 조인성이 말을 타고 울창한 숲과 국도를 가로질러 질주하는 추격 시퀀스다. 화면 속 스펙터클한 승마 액션은 조인성이 3개월간 매주 2~3일씩 진행한 집중 훈련의 결과물이며, CG 보정 없이 배우가 직접 소화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영화 속 그 모든 장면들은 현실에서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한국마사회와 함께 스크린 속 액션의 진실을 파헤쳐본다.

영화의 속도와 현실의 속도, 얼마나 다를까
경주마로 유명한 서러브레드 품종의 평균 최고 속도는 시속 60km대 정도다. 서울경마공원의 2,000m 경주 최고 기록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58km가 나오며,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라 있는 경주마의 최고 속도는 시속 70.35km에 이른다. 영화 속 말의 품종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현실에서 낼 수 있는 최대 속도의 범위는 대략 이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무대는 평탄한 경마장이 아니다. 나무와 바위가 뒤엉킨 숲길과 시야가 제한된 험지에서 최고 속도에 가까운 질주는 극도로 위험하다. 마사회 관계자는 "숲길에서 낼 수 있는 현실적인 속도는 경마장 기록보다 상당히 낮을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만큼 빨리 달리는 외계인이 말 한 마리를 놓치는 것은 순전히 영화적 허용"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훈련받은 기수라도 장애물이 많은 지형에서는 안전을 위해 속도를 제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구력의 한계, 폭발적인 단거리 주자의 숙명
영화와 현실의 가장 큰 차이는 말의 지구력에 있다. 말은 마라토너가 아니라 폭발적인 단거리 주자에 가깝다. 경마 경주의 거리가 대부분 1,000m에서 3,000m대에 머무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고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달릴 때의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오랜 시간 전력질주를 지속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실의 말 추격전은 영화처럼 끊임없는 전력질주가 아니다. 대신 질주와 감속을 반복하며 호흡을 고르는 형태에 가까워진다. 조인성이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말과 호흡을 맞추는 어려움"에는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것을 넘어, 말의 체력을 읽고 적절히 배분하는 감각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다. 말의 상태를 파악하고 속도와 강도를 조절해야만 오랜 거리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는 말 위에서 사람을 낚아채기, 가능한가
영화에서 가장 관객들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장면 중 하나는 어촌계 리더 현호(서범식 분)가 말을 몰며 조인성 배우를 한 손으로 낚아채는 장면이다. 한 손으로 고삐를 잡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 성인 남성의 몸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과연 현실에서 가능할까.

한국마사회의 답변은 "극히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이다. 흥미롭게도 그 근거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시대의 '마상재(馬上才)'는 달리는 말 위에서 서기, 누우면서 행동하기, 몸을 옆으로 숨기기 등 다양한 동작을 겨루던 종목이었다. 당시에는 기병의 기마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군사 훈련이자,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보였던 국가 대표 기예였다. 달리는 말 위에서 상체를 크게 움직이는 동작은 훈련된 사람과 말에게는 수백 년 전부터 존재해 온 기술이었던 것이다.

현호 역의 서범식 배우는 무술감독 출신의 베테랑이며, 영화 첫 티저 포스터에 말을 타고 등장한 인물도 바로 그였다. 하지만 마사회 관계자는 이 동작이 실현되기 위한 조건을 명확히 했다. "훈련된 배우와 촬영 전문 마필, 철저한 안전 관리 인력이 갖춰진 통제된 환경에서만 가능한 동작이다. 일반적으로 쉽게 따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현실의 가능성은 있지만, 이를 영상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안전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한 마리 말에 두 사람이 탈 수 있을까
영화에서 한 마리 말에 두 사람이 함께 올라 달리는 장면도 등장한다. 짧은 거리라면 가능하지만, 말에 가해지는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승마 방식으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승마 업계의 통상적인 기준은 말 체중의 20% 이내를 권장 하중으로 삼는다. 체중 500kg인 말의 경우, 사람과 안장을 합쳐 약 100kg 안팎이 권장되는 부하량이다. 성인 남성 두 명이 타게 되면 체중이 순식간에 150kg 안팎으로 뛰어오른다. 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특히 장거리 이동은 말의 신체 부담과 안전 위험이 매우 커진다. 영화 속 한 마리 말에 두 명이 탄 채 빠르게 달리는 장면은 역시 영화만의 특권이라고 볼 수 있다.

달리는 말 위에서 총을 쏠 수 있나
흥미롭게도 이 질문의 답 역시 우리의 전통 무예에 숨어 있다. 달리는 말 위에서 활을 쏘는 '기사(騎射)'는 마상재와 함께 우리 조상들이 겨루던 대표적인 기마 무예였다. 따라서 말 위에서 총을 쏘는 동작 자체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관건은 사람이 아니라 말에 있다. 포식자로부터 도망치도록 진화한 말은 큰 소리에 극도로 민감한 동물이다. 총성 같은 갑작스러운 큰 음향에 경각심을 갖지 않도록 하는 '둔감화 훈련’이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한다. 촬영에 투입되는 마필들은 모두 이런 특별한 훈련을 마친 전문 마필이다. 수년에 걸친 훈련으로 총성에도 놀라지 않고 기수의 지시에 따를 수 있도록 준비된 말들이기에, 영화 속의 액션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말과의 만남,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영화 속 액션은 오랜 훈련과 철저한 안전 관리 위에 완성된 결과물이다. 하지만 말을 만나고 함께하는 경험 자체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한국마사회는 말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신체 균형 회복을 돕는 ‘힐링승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26년에는 전년도 대비 300명 늘어난 약 4,000명 규모로 확대되며, 소방관과 경찰관 같은 사회공익 직군과 취약계층은 물론 일반 국민도 참여 가능하다. 하반기 과정은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며, 신청은 8월 말부터 호스피아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자동 추첨으로 선발한다고 하니, 〈호프〉 속 말과의 교감이 궁금하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도 좋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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