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8.06(목)

신동국,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주식100억 가압류

‘의결권 공동행사 약속’ 4자 연합 균열 … 경영권 분쟁 새 국면

안재후 CP

2026-08-06 10:54:15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법원이 지난 7월29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 100억원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였다.

신동국 회장은 4자협약 내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가 위반됐다고 보고 가압류 신청을 냈으며 이것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면서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깨진 신뢰 관계,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
신동국 회장과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는 2024년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두고 4자 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각자 보유한 주식에 관한 의결권 전부를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임주현 부회장은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임주현 부회장은 4자협약 체결 당시 자신이 9.1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중 2.7%를 에쿼티퍼스트 펀드와 환매조건부 거래로 넘겼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에쿼티퍼스트는 받은 주식을 거의 모두 시장에 매각해버렸고, 임 부회장은 2025년과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2.7%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4자협약을 2차례에 걸쳐 위반한 것이다.

법원은 이를 심각하게 봤다. 4자 연합이 각자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에 대한 상호 신뢰를 기초로 형성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자 보유한 지분 전체의 의결권을 공동 합의에 따라 행사할 의무는 4자협약의 본질적 요소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임주현 부회장의 행위가 4자 연합의 기본적 신뢰 관계를 훼손한 위약벌 대상이라고 결론 내렸다.

에쿼티퍼스트의 행방, 드디어 확인되다
이번 가압류 결정으로 한미사이언스 주식 시장을 떠돌던 의문 하나가 비로소 해결됐다. 에쿼티퍼스트는 실제로 주식을 어떻게 처리했는가 하는 문제였다.

공시 기록에 따르면 에쿼티퍼스트는 임주현 부회장으로부터 2.7%, 임종훈 대표로부터 3.44%, 송영숙 회장으로부터 0.46%를 매수했다. 총 6.6%였다. 펀드는 이들에게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뒤, 일정 기간 후 주식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환매권을 줬다.

하지만 임주현 부회장은 환매 기간 중 의결권을 자신이 보유하겠다는 약정을 하지 않았다. 에쿼티퍼스트가 주식을 시장에 팔지 말도록 제약할 방법이 없었던 셈이다.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의 입장에서 선택은 명확했다. 에쿼티퍼스트는 3인으로부터 받은 주식 대부분을 시장에 내다팔았다. 이번 가압류 소송을 통해 이 사실이 법원 기록에 명시되면서 완전히 확인됐다.

경영권 구도의 재편, 임종훈 대표의 선택
지분 귀속의 불확실성은 최근 임종훈 대표의 행동으로 더욱 심화됐다. 그는 나우아이비 펀드에 2.5%의 지분을 매각했고, 향후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결정에 대해 일부 언론은 임종훈 대표의 남은 지분과 가족 지분까지 포함해 송영숙-임주현 모녀 진영이 총 41%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가압류 사건으로 판도가 달라졌다. 에쿼티퍼스트가 보유했던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대표, 송영숙 회장의 지분 6.6%가 이미 시장에 매각된 것이 확인되면서, 실제 의결권은 34.4%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동국 회장은 이미 한양정밀과 함께 35%의 지분을 공시했다. 경영권 구도가 다시 일촉즉발의 균형을 이루게 된 것이다.

공시 의무와 공익재단 논란
전문가들은 새로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나우아이비에 넘어간 2.5% 지분에 대해 어떤 공시도 없다는 점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하려면 공시 의무가 따른다고 주장한다. 공시 의무 위반 또는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같은 공익재단이 보유한 주식을 특정인의 우호지분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공익재단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경영의 명과 암
흥미롭게도, 신동국 회장의 최근 행보는 이 분쟁의 중심인물이면서도 전문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가압류를 신청한 법무법인을 통해 전달된 신동국 회장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이번 건으로 4자 연합에 본질적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 확립과 준법경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정기주총 이후 이사회 출석을 제외하고는 회사에 나가는 것을 삼가고 있으며, 한미에서 사무실까지 비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반포 시니어케어 투자를 놓고 벌어진 위약벌 소송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2025년 6월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를 2차례 개최했다. 1차 이사회에서는 서울성모병원의 협력을 조건으로 시니어케어 사업에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이사 전원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그런데 2차 이사회에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이사들이 서울성모병원의 적극적 협력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해, 6대 4로 사업 참여를 반대했다. 송영숙 측은 이를 신동국 회장의 변심이라 주장하며 각 200억원씩 600억원의 위약벌을 청구했다.

신동국 회장 측은 1차 이사회가 조건부 승인이었다면, 2차 이사회는 그 조건을 검토하는 후속 절차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1차 회의록에 조건부 승인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0월 1일 1심 판결이 이를 판단할 예정이다.

회사법 전문가들은 이 논쟁이 상충하는 원칙을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경영진이 투자 성공 가능성을 심도 깊게 검토하고 신중하게 의결하는 것은 개정된 상법의 정신에 부합한다. 그런데 이를 주주간 협약 위반으로 문제 삼는 것은 대주주의 전횡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진정한 전문경영을 향하여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분쟁은 장장 몇 년간 이어져온 싸움이다. 신동국 회장의 이혼 소송, 임주현 부회장의 의결권 위반, 반포 투자 논쟁까지. 각각의 사건은 4자협약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갈등을 품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전문경영체제를 표방한 4자연합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이번 가압류 결정이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들이 경영을 좌지우지하지 않고, 이사들이 회사의 이익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진정한 전문경영 체제가 한미사이언스에 정착하기를 기대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느 쪽이 이기든 간에, 앞으로의 법원 판결과 회사의 선택이 한미사이언스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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