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10.21(수)

LG화학, AI로 임상시험 환자 고른다

신약개발 전 단계 '정밀 선별' 도입 … 29년 개인맞춤형 mRNA 항암백신 임상 목표

안재후 CP

2026-10-21 11:53:31

LG AI 바이오 컨퍼런스. 사진제공=LG화학

LG AI 바이오 컨퍼런스. 사진제공=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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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신약 개발의 승부처가 물질에서 환자로 옮겨가고 있다. 같은 암종이라도 환자마다 유전자 변이와 종양 특성이 달라 치료 반응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이 지점에 인공지능(AI)을 투입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환자 선별까지 개발 전 과정을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신약 발굴에서 환자 선별로 AI 적용 범위 확대
LG화학은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연구원, 미국 바이오 벤처캐피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함께 ‘2026 LG AI 바이오 컨퍼런스'를 열었다. 국내외 AI 바이오 기업 관계자 140여 명이 참석해 AI 기반 신약개발의 방향을 논의한 자리였다.

그동안 AI는 주로 후보물질을 찾고 설계하는 데 쓰였다. LG화학은 이제 임상시험에 적합한 환자를 찾아내고 치료 전략을 세우는 단계까지 AI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해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이를 기준으로 임상 참여 환자를 고르겠다는 것이다.

LG화학 손지웅 사장이 20일 LG AI 바이오 컨퍼런스에서 조연설을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 손지웅 사장이 20일 LG AI 바이오 컨퍼런스에서 조연설을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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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 찾는 것 넘어 맞는 환자 찾아야"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사장은 개회사에서 AI의 역할을 다시 정의했다. 그는 AI가 신약개발을 돕는 도구를 넘어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엔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적으로 우수한 약(Right Drug)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효과가 높을 환자(Right Patient)를 AI로 찾아내는 것이 미래 신약개발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환자 선별의 정확도는 임상 결과를 좌우한다. 치료 효과가 높을 환자군을 정확히 골라내지 못하면 임상시험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LG화학이 AI로 환자 선별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인맞춤형 mRNA 항암백신, 2029년 임상 진입 목표
LG화학은 이 전략의 핵심 과제로 개인맞춤형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암백신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이 방식은 환자 암세포에서 나타난 고유한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관건은 환자마다 면역반응을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신항원(Neoantigen)을 찾는 일이다. LG화학은 AI로 신항원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성능을 높이고 있다. 회사는 2027년 전임상을 거쳐 2029년 본격적인 임상 개발에 들어간다는 일정을 세웠다.


글로벌 AI 바이오 기업과 협력 넓혀
이날 행사에는 해외 AI 바이오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됐다.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의 안드레 안도니안 아시아·태평양 의장은 LG화학과 AI를 중심으로 생명과학 협력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더나와 라일라 사이언스를 AI가 기업 성장의 동력이 된 사례로 꼽았다.

인실리코 메디슨의 주 왕 글로벌 사업개발 총괄은 생성형 AI로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단계에 진입한 사례를 발표했다. 라일라 사이언스의 라이언 렁 생명과학제품 총괄은 AI 에이전트가 실험 설계와 합성, 실험, 결과 학습을 반복하는 '자율형 연구실(Autonomous Lab)' 개념을 제시했다.

국내 기업도 정밀의료 기술을 공유했다. 이노크라스는 암 전장유전체 데이터로 환자군을 고르는 방안을, 포트레이는 공간생물학 기반 AI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환자를 선별하는 전략을 각각 내놨다.

LG화학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LG AI연구원과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AI 신약개발 역량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약의 성패를 결정하는 기준이 '얼마나 좋은 물질인가'에서 '어떤 환자에게 맞는가'로 옮겨가는 가운데, LG화학이 AI로 그 기준을 선점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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