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금)
중동 게임 시장 큰 성장세... 글로벌 게임 산업 강자될까
[글로벌에픽 차진희기자]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을 포함하는 MENA(Middle East & North Africa) 지역은 세계에서 게임 산업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오일 머니 기반의 구매력 높은 시장, 성숙한 정보통신 인프라,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인 이용자층은 MENA 지역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2014년 이후 글로벌 저유가 시대가 시작됐다. 그 결과, 중동 지역에는 재정 적자 급증, 시리아 내전, 이란 경제 봉쇄 해제로 인한 수니파, 시아파의 갈등 재점화 등 다양한 정치·경제적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MENA 지역 국가들은 석유에 의존하던 경제 체제를 벗어나 비석유 부문의 산업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게임 산업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MENA 지역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 '비전 2030(Vision 2030)'을 발표했다. "아랍과 이슬람 세계의 중심, 투자의 본산,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허브 구축"을 모토로 향후 15년 동안 석유 없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담기관 '오락청(GEA: General Entertainment Authority)'을 설립해 테마파크 구축 계획, 만화 축제 개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MENA 지역의 게임 산업 현황과 주요 이슈에 대해 알아보자.

◇ 확대되는 MENA 지역 게임 시장... '보는 게임'도 함께 성장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2019년 말 기준 전 세계 게임 산업 규모는 1,581억 원 달러에 달한다. 이 중 MENA 지역은 전체의 3%를 차지한다. '뉴주(Newzoo)'는 현재 48억 달러 규모의 게임 시장이 2022년까지 연평균 12.1% 성장률을 기록하며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게임 기기별 시장 점유율은 모바일·태블릿 게임이 58%로 가장 높고 콘솔 게임(20%), 다운로드·박스형 PC(20%), 기존 PC(3%) 순으로 나타났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MENA 지역 모바일 게임 시장은 2022년에 23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시장 성장과 함께 e스포츠 산업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19년 MENA 지역 e스포츠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스태티스타는 MENA 지역 e스포츠 시청자 수가 2018년에는 1억 7,300만 명, 2019년에는 2억 1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시청자들은 주로 트위치·유튜브 게이밍 채널을 통해 e스포츠를 관람했으며 1인당 세션당 평균 100분을 시청했다.

◇ 전략 게임 선호하는 젊은 게이머들... 시장 잠재력↑

철권7(Tekken7) 로컬 캐릭터 'Shaheen' / 사진제공=철권 공식홈페이지
철권7(Tekken7) 로컬 캐릭터 'Shaheen' / 사진제공=철권 공식홈페이지

MENA 지역에는 현재 전 세계 게임 인구의 1/3에 달하는 1억 1,900만 명의 게이머가 살고 있다. MENA 지역 전체 인구의 14% 가량이 정기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게이머들은 주로 18~24세에 집중적으로 분포해있다. 기기별로 나눠보면 모바일 게이머는 6천만 명, PC 게이머 5,500만 명, 콘솔 게이머 400만 명으로 모바일 게임 이용도가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2017년 MENA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을 분석한 결과 24개 중 17개가 전략 게임이었다. 또한 한 해에 출시되는 게임 중 47%가 전략 게임에 해당하며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ENA 지역의 젊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전략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예와 자존심을 중요시하고, 집단중심주의가 널리 퍼져있는 아랍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로드 모바일(Lord Mobile)', '오버워치', '철권7', '클래시 오브 킹즈(Clash of Kings)' 등은 아랍 문화권에 맞춘 캐릭터를 선보이거나, 맵을 공개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 MENA 게임 시장의 숙제, 게임 개발 역량 개발과 인프라 고도화

WIZZO사의 'Invasion' 속 하이파 와흐비 캐릭터 / 사진제공=WIZZO 페이스북
WIZZO사의 'Invasion' 속 하이파 와흐비 캐릭터 / 사진제공=WIZZO 페이스북

지금껏 MENA 지역은 보수적이고 엄격한 게임 규제, 불법 복제 등에 의해 게임 시장 성장이 저해돼 왔다. 최근 게임 기기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걸림돌이었던 게임 불법 복제가 크게 감소했다. 구글 플레이, 애플 앱 스토어 등을 통해 배포돼 불법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 앱 내 아이템 획득, 레벨업 등을 위한 소액결제를 유도해 굳게 닫혀있던 게이머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정부의 게임 규제도 게임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 금지령이 떨어지면 오히려 다른 채널로 옮겨 게임을 하는 유저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연히 게임 개발 역량과 인프라도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가 주도하던 MENA 지역 게임 시장에 로컬 게임 개발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바이 앱스토어 'WIZZO'는 레바논 유명인 '하이파 와흐비(Haifa Wehbe)'가 출연했던 애니메이션을 동명의 게임으로 개발해 인기를 끌었다. 게임 인프라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두바이는 970억 규모의 자체 e스포츠 스타디움을 설립하고 있다. 국제 규모의 e스포츠 전용공간을 확보해 글로벌 게임사의 e스포츠 리그 경기를 유치하고 MENA 지역 e스포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차진희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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