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OTT인 웨이브는 최근 2025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주주인 SK텔레콤도 1천억 원에 달하는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2019년 웨이브 출범 당시 발표한 투자 계획에 비해 7천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국내 콘텐츠 업계 최대 규모다.
이번 웨이브의 투자 발표는 KT 콘텐츠 전략 발표와도 연관이 있다. KT는 향후 KT 콘텐츠 전략은 KT 스튜디오 지니를 중심으로 원천 지적재산권(IP) 1천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 콘텐츠 라이브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 구현모 대표는 "적어도 다른 국내 사업자보다 투자 규모가 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 대표는 "손실이 나더라도 견디는 것이 중요하다"며 "콘텐츠 사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충분히 견디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도 2023년까지 4천억 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TV도 2023년까지 3천억 원을 들여 240여 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함께 업계와 플랫폼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연합도 진행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SK브로드밴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양사의 강점인 플랫폼과 콘텐츠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이다. 이번 협력으로 앞으로 Btv 시청자도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IPTV로 즐길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CJ CGV는 한국데이터거래소(KDX)와 미디어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이에 따라 IPTV와 케이블방송, 극장 영화 등의 빅데이터가 향후 콘텐츠 제작과 기획, 편성 등에 활용된다. 향후 이를 활용한 새로운 구독 서비스나 공동 마케팅 등 신사업 발굴도 기대해볼 만하다.
SK텔레콤이 아마존과 커머스 동맹을 맺으면서 웨이브도 아마존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제휴할 수 있으리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 규모만으로는 글로벌 서비스와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갖춰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투자와 함께 다양한 합종연횡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밝혔다.
차진희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