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대표는 배타적인 한국 미술시장의 안타까움을 몸소 체험하며 오로지 미술애호가와 신예 아티스트들을 위한 전시를 기획하고 첫 번째 기획한 전시로 프랑스 등 유럽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펜데믹으로 한국으로 돌아온 아티스트 이상권의 개인전을 5월 30일 시작했다.
갤러리 대표 본인도 미술 작가로 생활하면서 느꼈던 한국 미술시장의 답답함을 몸소 체험하며 갤러리 '이스트아뜰리에'를 오픈했고 생계를 위한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미술 애호가들과 소통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생각들이 이번 오픈 전시 '이상권 개인전'의 전시 서문에 담겨있어 소개한다.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의 이웃은 세계 문화유산인 종묘공원의 기다란 동쪽 담벼락을 등지고 있는 동순라길이라는 오래된 동네입니다.
문화제 보호법 밑에 각종 건축법 규제들이 추가됨에 따라 의도하지 않게 방치가 되어 서울이라고는 믿기 힘든 낙후된 지역이 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예를 들어, 평생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한평생 살아온 노년기의 지주분들은 더 이상 경제 활동이 불가능해지고, 적은 생활비라도 얻고자 건축 자재나 플라스틱 자재 등을 만드는 공장 또는 창고로 본인의 집들을 임대하게 되었습니다.
정작 본인 어르신들은 임대한 건축물 한편에 무허가로 지은 옥탑방 같은 불편한 곳에서 힘든 생활을 하시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결과 누구도 이 건축물들의 노후화나 안전문제에 책임을 짓지 않거나 지을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지역 전체의 낙후화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숨겨진 서울 한복판의 마을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속사정을 알기 전에 예쁜 담벼락과 고즈넉한 분위기에 취해 집을 한채 매입하게 되었습니다.
그 집은 조선시대 왕의 산책로 중간에 왕이 지나다 종종 물을 마셨다는 우물터가 있는 집이었습니다.
집을 사서 한동안 보수를 하고,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숙박을 제공하는 민박집을 열어 영업을 하게 된 지 벌써 5년째입니다.
저렴한 숙박료로 깨끗한 숙소를 제공해왔기 때문인지 저희 집은 외국인만을 상대하는 집임에도 매년 혹은 수개월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묵으시는 단골손님이 많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다만 이런 작은 게스트하우스 영업이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라, 남는 시간을 취미생활과 함께 보내고자 간단한 빵을 굽고 커피를 내려 숙박객들과 함께 문화교류를 하기 위하며 조그만 카페를 민박집 옆에 열게 되었고 이제 4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민박집을 운영하며, 빵을 구우며, 시간이 흘러 육아 시기가 끝나고,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키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자유시간을 갖게 된 동기로 카페 옆에 작은 미술 갤러리를 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입니다.
전직 미술 작가였던 저는 한국의 미술시장에서 느꼈던 작가들의 황망함과 경제적인 어려움 등을 몸소 느껴왔었습니다.
세상에는 어떤 직업이든지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꾸준히 긴 시간을 하면 밥은 먹고살 수 있는 대가를 받지만 예술계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시작점부터 남다른 재능을 가져야만 예술계로 들어올 수 있고, 그마저도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하면 작업을 더 이상 진행 할 수 없습니다.
내가 밤잠 못 자며 열심히 만들거나 그린 창작물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판매할 매개체를 얻어야 하는데 그 문은 사실상 등수를 매길 수 없는 예술가나 예술품을 어떤 방식으로 줄을 세울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국내의 미술계는 아직도 혼란의 시기입니다.
미술품은 사치품 혹은 미술관에서 공짜로 보는 것이라는 편견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소비로 이어지는 일이 적기 때문에 예술인들은 생계를 해결하지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하고 작품 활동의 비중이 적어지면서 결국은 저처럼 조용한 은퇴를 맞이 합니다.
이미 한국은 세계에서 주목받는 나라로 급성장했고 높은 GNP과 GDP를 달성했지만 그에 걸맞은 개개인의 문화소비는 엇박자인 듯 느껴집니다.
수천만 원의 가방이나 수억 원대의 고급 자동차는 긴 웨이팅을 기다려 구매하는 구매여력이 생겼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인간의 영혼이 담긴 진짜 예술품에는 아직까지도 냉담합니다.
물론 이것은 소비자가 촌스러워서 혹은 덜 똑똑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어쩌면 이 시대 한국 미술계의 야만적인 관례가 초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관급 전시장이든, 조그만 사설 갤러리 든 간에 새로 등단하는 병아리 예술가들에게 그들 사업에서의 일정 부분의 지원과 그들의 능력을 양성하는 큐레이팅은 아주 중요한 사업내용이지만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고 해외 유명 작가나 현직 대학교수 등, 작품 판매가 잘되는 작품들만을 골라 작품전을 열어 줍니다.
그로 인해 예술작품의 가격은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되고 소수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성에 일반인들은 접근이 힘듭니다. 과연 강의를 해야 해서, 학교의 대소사 행정을 지위해야 하는 바쁜 교수님들의 작품이 배고프고 치열한 상황에 작업을 이어가는 전업작가분들의 작품에 비해 작품성이 뛰어나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시장의 대다수를 채우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작고 볼품없지만, 이런 전시 공간을 마련한 이유는 그런 소외받은 예술가들과 대중의 만남을 조금이라도 육성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쇼를 기획하고 작가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맨눈으로, 학연, 지연, 그들의 스테터스(Status)를 무시하고 오로지 작품만을 보려고 합니다.
- 김지은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대표, 전시 서문 중 발췌-

김지은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대표(왼쪽), 아티스트 이상권(오른쪽)/ 사진=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2020년 특별상 수상작) / Comment faire un lavage de cerveau 2019, Acrylic sur toile, 65 x 53 cm / 사진=Courtesy of artist,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이미지 확대보기■ 아티스트 이상권 소개
이번에 제 갤러리 '이스트아뜰리에'오픈전을 기획하면서 공모요강을 올리고 놀랍게도 아주 많은 열정적인 작가분들의 일생을 담은 작품을 검토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고, 이렇게나 좋은 작품들이 한국에 있다니 정말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포트폴리오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작품들은 바로 이상권 작가님의 작품들 이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엄마로서, 민박집주인으로서, 엄마로서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늦은 밤에 아이를 재우고선 핸드폰으로 이상권 작가님의 지원서를 보게 되었습니다.
공모 모집 기간이 거의 막바지여서 어떤 작가님으로 전시를 진행 할지 거의 내정되었던 때였는데 이상권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너무나 좋아 놀랐습니다.

Couche Mouche / 사진=Courtesy of artist,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이상권 작가님의 'Couche Mouche'라는 위의 작품을 시작으로 너무나 ‘잘 그린’ 작품들이 이어졌습니다.
좋은 작품이 가지고 있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어떤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 있고 어떤 부분은 과하게 빌드업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상권 작가의 작품은 색, 구도, 소재, 스킬, 작품에 깃든 의미 모든 게 너무나 세련되고 절도 있게, 그리고 완성도 있게 잘 어우러집니다.
게다가 한국인 작가들에게선 잘 느낄 수 없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색깔이 묘하게 어우러져 사실상 이 그림을 정말 사고 싶다는 충동을 저 또한 느꼈습니다.
작가님과의 첫 통화에서 어떻게 아직까지 한국 미술계에서 알려지지 않으셨냐고 여쭤보았고, 작가님의 해외 작가 생활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이미 유럽권에서는 작가님의 프로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작품 활동을 왕성히 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이 작가는 예술분야에서 콧대 높은 프랑스에서 아무런 기반 없는 아시아 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프랑스 예술인으로 등록되었고,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생활을 하였지만, 코로나 시국으로 프랑스를 덮친 지나친 생활규제와 많은 사람들의 죽음의 목격과, 한국에 홀로 계시는 부모님의 걱정으로 한국행을 감행했습니다.
갤러리 디렉터로써의 가장 큰 염려는 이러한 실력과 재능을 갖춘 예술인이 한국의 불평등한 미술계에서 외면당하거나 저평가된다면 정말이지 슬픈일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누가 보아도 의심없는, 보석 같은 작품을 그리는 작가님의 전시를 디렉팅 하는것 자체가 기쁜 일이고 새로운 도전이지만 더욱더 많은 관객과의 소통을 주선하지 못하는 제 자신에게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스트 아뜰리에는 전직 미술 작가로서 작가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들의 추상적이고 예술적인 언어를 대중화하는 작업을 통해 조금 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메시지로 번역하고자 합니다.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대표)

Comment faire un lavage de cerveau II 2019, Acrylic sur toile, 55 x 46 cm / 사진=Courtesy of artist,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이미지 확대보기
L'Ingénierie électorale (Deux chiens et l'âne mort), 2020, 56 x 45 Acrylique sur toile / 라퐁텐 재단 소장,프랑스 / 사진=Courtesy of artist,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이미지 확대보기
Avec la même histoire, 2014, gouache sur toile, 53 x 45 cm / 사진=Courtesy of artist,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
이미지 확대보기■ 아티스트 이상권(b.1982)
2009 부산 동아대학교 예술학과 미술학부 서양화 학사
2013 부산대학교 예술학과 미술학부 서양화 석사
수상
La Galerie THUILLIER의 2018 년 배심원 1 등상(파리 갤러리 튜이에)
2017 년 ARTS-SCIENCES-LETTRES 외국인부분 은메달 수상(파리)
2020 프랑스 컬쳐 드 몽드 회장 특별상 수상
2021 ARTS 19 협회 특별상 수상, 프랑스 파리
2021 ARTS-SCIENCES-LETTRES 외국인부분 VERMEIL메달 수상(파리)
개인전
부산 CCC 갤러리 2010 'Word, Word, Word'전시회
2012 부산 광역시 중구 아트 스페이스 (Whos ur dad)
2013 서울 미술관 신진 작가전
2014 경기 설미제 미술관 개인전
2017 Thuillier 갤러리 파리
2018 Thuillier 갤러리 파리
단체전시
2009 부산 대학교 아트 센터 청년 작가전
2009 뉴 아이즈 (New Eyes) 전시회 부산 하버 갤러리
2010 대구 수성 아트센터 블루 웨이브 전
2010 부산 용두산 갤러리 신인 작가전
2011 아시아프 서울
2012 아시아프 서울
2014 공학과 예술의 만남, 서울 아트 스페이스 H
2017 제 52 회 ADAC Plastic Arts, 샤띠홍 프랑스
2017 ARANIMA, 파리, 프랑스
2018 심사위원전, 파리 , 프랑스
2018 언론심사전, 파리, 프랑스.
2018 아트 엑스포 뉴욕, 뉴욕, 미국
2019 ART CAPITAL(프랑스 국전), 그랑팔레, 파리, 프랑스
2019 심사위원전, 파리, 프랑스
2019 언론심사전, 파리, 프랑스
2019 ORGAN, 라 바쉬 노아, 라 플레이스,파리, 프랑스
2019 프랑스 국가 전문 예술가 전시회, 판테온 광장, 파리, 프랑스
2019 동물그림전 상뜨, 프랑스
2019 살롱 드 그횰렛, 그횰렛 프랑스
2020 심사위원전, 파리 , 프랑스
2020 언론심사전, 파리, 프랑스
2020-2021 판타스틱 비엔날레, 독일
2021 심사위원전, 파리, 프랑스
2021 언론심사전, 파리, 프랑스
2021 'Exclamations', 상뜨페테를부르크, 에라트르타 박물관, 러시아
2021 라 퐁텐 탄생 400주년 기념전, 샤또 띠에리, 프랑스
2021 400 ANS DE LA FONTAINE, MAFA, 프랑스
2021 50e SALON ARTS 19, 파리
2021 Le Salon de Fin d'ANNEE 2021, 파리
2021 HOMMAGE À LA FONTAINE, 샤또 바스퀴, 프랑스
소속협회
La Maison des Artistes의 회원 2017-현재(프랑스 국가 예술가 협회)
2017-현재 ArAnimA 회원 (세계 자연,동물 그림)
2017-현재 ASL (예술 - 과학 - 문학) (전세계)
2019 SNAP (프랑스 전문 예술가 연맹)
Libellule Art international (https://fr.libelluleart.com/artists), 프랑스
소외받은 예술가들과 대중의 만남을 조금이라도 육성하고 소통시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한 원남동 이스트아뜰리에 갤러리의 오픈전 '이상권 개인전'은 6월 13일 까지다.
김창만 글로벌에픽 기자 chang@asiaart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