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연준이 중대한 정책 기로에 서 있다"며 "상방으로 기운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하방 압력이 우세한 고용 리스크라는 상충하는 두 위험 사이에서 정책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보다 물가보다 고용 하방 위험에 가중치가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 노동시장에 대해 파월 의장은 "흥미로운 종류의 균형"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시장이 수요(채용)와 공급(이민 감소 등)이 동시에 위축되며 실업률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되는 특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례적 상황이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급격한 해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해서는 상방에 있다고 언급했다. 무역 정책 변화로 인한 높은 관세가 물가를 직접적으로 상승시키기 시작했다고 인식했다. 다행히 시장과 각종 설문조사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고려할 위험은 관세 발 인플레가 임금-물가 연쇄 반응을 일으키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해 실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과 연준의 정책 대응이 이를 방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로 전환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운용 지침인 '장기 목표와 통화정책 전략에 관한 성명서'의 주요 변경 사항도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저금리-저물가' 시대에 맞춰졌던 정책 기조를 현재 고물가 환경에 맞게 더욱 유연하고 매파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주요 변화는 네 가지다.
첫째, 평균물가목표제(FAIT)를 공식 폐기했다. 과거 물가 하락분을 만회하기 위해 일시적 2% 초과 인플레이션을 용인했던 '보완 전략(makeup strategy)'을 폐기한 것이다.
셋째, 실효하단 우려를 축소했다. 정책금리가 0%에 근접하는 실효하단 상황을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특징으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났다.
넷째, 높아진 중립금리 가능성을 인정했다. 중립금리가 2010년대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음을 뒷받침했다.
현재 정책금리 수준을 '완만하게(mildly)'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며 중립금리 수준보다 100bp 높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이 긴축 영역에 있는 만큼 기본 전망과 변화하는 위험의 균형은 정책 기조 조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미 5~7월 고용지표의 하향 조정을 감안할 때 9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후 있을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은 고용 지표와 재화를 제외한 여타 부문의 물가 상승 압력에 달려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양호한 금융환경, 7월 초 통과된 OBBBA(감세안) 통과 등을 감안할 때 점진적 고용 둔화를 예상한다며 9월, 12월 각각 25bp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점진적 정책 전환에 무게를 뒀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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