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투자증권이 2일 발표한 '2025년 7월호 벤처 시황분석'에 따르면, 정체됐던 벤처투자가 6월부터 조금씩 되살아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새 정부의 "AI에 100조원 투자, 40조원 벤처 시장 육성" 공약이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국내 벤처투자 금액은 11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연 40조원 규모는 현재보다 3배 이상, 2021년 고점의 2.5배에 달하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양적 확대를 넘어 벤처시장 생태계 전반의 대변혁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AI 분야에 대한 압도적인 관심이다. 올해 1분기 미국 벤처시장에서는 전체 투자의 77%가 AI 기업에 집중됐다. 이는 과거 닷컴버블 시기 인터넷 기업 투자 비중이 40%를 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치다. AI가 규모의 경제와 멀티레버리지 구조를 가능하게 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상반기 글로벌 벤처시장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 딜은 작년 상반기 대비 25% 증가했고, 칼시와 사하라AI 등 새로운 유니콘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칼시는 20억달러 밸류에이션으로 시리즈C에서 1억8500만달러를 조달하며 가상자산 기반 베팅 플랫폼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국내 벤처시장의 회복 조짐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된다. 6월 국내 벤처 딜은 79건, 3억3천만달러 규모로 집계됐으며, 글로벌 벤처 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한국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지만, 저점에서 회복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IPO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7월 상장 예정인 아우토크립트는 상장 시가총액 2,105억원 규모로 주목받고 있으며, 뉴엔에이아이, 도우인시스 등 여러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국내 시장은 결국 글로벌 시장을 따라간다"는 것이 김수연 애널리스트의 핵심 진단이다. AI와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벤처투자 트렌드가 국내에도 본격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실현된다면 국내 벤처시장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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