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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의 의중은 … 아모레퍼시픽 승계구도 변화조짐

차녀 서호정 오설록 입사 … 장녀 민정씨와 지분율 0.2% 차이 불과

안재후 CP

2025-07-03 11:19:03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좌), 장녀 서민정 씨(우)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좌), 장녀 서민정 씨(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승계 구도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오랫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여겨졌던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2023년 7월부터 장기간 휴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차녀 서호정 씨가 그룹 계열사인 오설록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세간에서는 이를 놓고 승계 구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하고 있다.

서민정: 기대 받던 후계자의 예기치 못한 변수

1991년생 서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황태자'로 불리며 체계적인 후계자 교육을 받아왔다. 그녀의 이력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완벽한 설계도와 같았다. 미국 코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세계적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7년 아모레퍼시픽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그녀는 뷰티영업전략팀에서 시작해 2022년 1월부터는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에서 럭셔리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하며 핵심 업무를 익혔다.

특히 그녀는 중국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베이징의 장강경영대학원에서 유학하며 중국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핵심 역량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녀의 승계 로드맵은 예기치 못한 변수들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20년 범삼성가인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와의 결혼이 8개월 만에 파경에 이르렀고, 이후 개인적인 문제들이 경영 참여에 영향을 미쳤다. 결정적으로 2023년 7월부터 시작된 휴직은 현재까지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어, 그녀의 후계자 지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호정: 뒤늦게 시작된 경영 수업

1995년생 서호정 씨는 지금까지 그룹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2018년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7년간 별다른 구직활동 없이 지냈던 그녀가 올해 7월 1일 오설록 PD(Product Development)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것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회사 측이 "공식 인정할 만한 경력이 없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고 설명할 정도로 그녀의 경력은 백지상태였다. 하지만 이러한 늦은 출발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 그룹 내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다. 차(茶) 전문 브랜드로 독립한 지 3년 만에 환골탈태를 이루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172%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서호정 씨가 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담당하게 될 PD팀은 브랜드의 핵심 전략을 다루는 부서다. 이는 그녀가 단순히 '들러리'가 아닌 실질적인 경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환경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분 구조의 미묘한 변화
승계 구도의 변화는 지분 변동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서경배 회장은 2023년 5월 서호정 씨에게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000주, 우선주 172만8000주를 증여했다. 이는 총 240만주에 달하는 규모로, 서호정 씨의 지분율을 2.55%까지 끌어올렸다.

주목할 점은 현재 서민정 씨의 지분율이 2.75%로 서호정 씨와의 격차가 불과 0.2%포인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서민정 씨가 확실한 후계자로 여겨졌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특히 서호정 씨가 받은 주식 중 우선주 비중이 높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에서 우선권을 가지며, 향후 보통주 전환 가능성을 고려할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경배의 의중은 … 아모레퍼시픽 승계구도 변화조짐


오설록 입사가 갖는 전략적 의미

서호정 씨의 오설록 입사는 단순한 경영 수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 그룹에서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다. 화장품이 아닌 차(茶) 문화를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최근 오설록이 보여준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독립 후 3년간 특화매장 확대와 온라인 사업 강화를 통해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172%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전통적인 화장품 사업이 아닌 새로운 영역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호정 씨가 이러한 성장 동력을 가진 브랜드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그녀는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전통적인 화장품 사업과는 다른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조직에서 시작함으로써 전체적인 사업 운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승계 구도 변화의 배경

이러한 승계 구도의 변화에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서민정 씨의 개인적인 어려움이다. 결혼 실패와 그에 따른 심리적 부담, 그리고 장기간의 휴직은 그녀의 경영 참여 의지와 능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서경배 회장의 승계 전략 자체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서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서 회장이 현재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52.96%, 우선주 11.65%를 보유하며 절대적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경영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시각과 전망

업계에서는 서호정 씨의 오설록 입사를 승계 구도 변화의 명확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민정 씨의 장기 휴직과 서호정 씨의 뒤늦은 경영 참여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며 "서경배 회장이 후계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서호정 씨가 아직 경영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995년생으로 올해 30세인 그녀는 언니보다 4살 어릴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없는 상태다. 반면 서민정 씨는 휴직 중이지만 여전히 회사 내에서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두 자매가 각각 다른 영역에서 경험을 쌓은 후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그룹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서민정 씨는 전통적인 화장품 사업과 중국 시장 전문성을, 서호정 씨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젊은 세대를 겨냥한 사업을 담당하는 구조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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