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는 1일 경기도 용인 기흥 본사에서 창립 55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최주선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사업부별 우수 성과자인 'SDI인상' 수상자, 장기근속 수상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 및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실적 위기감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 표명
최주선 사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현재 회사가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요즘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질 때도 있다"며 최근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을 솔직하게 언급했다.
기술력 중심의 경영 혁신 강조
최 사장은 삼성SDI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차별화된 기술력, 제조 경쟁력 재건, 극판·조립·팩 기술의 정상화, 그리고 전자재료 신사업 성공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러분이 이런 변화에 동참해서 좋은 성과를 낼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할 수 있고, 반드시 해낼 것"이라며 "여러분이 상상하고 기대하는 가슴 벅찬 미래를 만들어 나가도록 제가 먼저 앞장서고 노력하겠다. 책임지겠다"고 강조해 강한 리더십 의지를 보였다.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성과 경영 경험
최주선 사장은 KAIST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DS부문 미주총괄 등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그는 우수한 기술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발휘해 반도체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스플레이 사업의 견고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 삼성SDI 기흥 본사에서 개최된 55주년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 위)과 주요 경영진, SDI인상 등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삼성SDI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7011401530723348439a4874112222163195.jpg&nmt=29)
1일 삼성SDI 기흥 본사에서 개최된 55주년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 위)과 주요 경영진, SDI인상 등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삼성SDI 제공]
취임 후 적극적인 사업 확장과 혁신 추진
최주선 사장은 취임 후 2025년 1월 22일 경기 용인시 공세동 삼성SDI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 후 임직원 소통행사 '올 핸즈 미팅'을 개최하며 "배터리는 결국 성장하는 사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는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확대다. 삼성SDI는 현대자동차·기아와 협력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출력과 사용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고성능 로봇 전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전기차 협력을 넘어 로봇 분야까지 협력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2025년 3월 예정된 '인터배터리 2025'의 삼성SDI 전시관에서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와 모베드(MobED)를 전시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술력'을 강조하며 "기술력 중심 회사가 되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실제로 삼성SDI의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9,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며 R&D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변화 의지 강조
최주선 사장이 삼성SDI를 이끌게 된 배경에는 현재 배터리 업계의 어려운 상황이 있다. 삼성SDI는 3분기 매출 3조9,356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을 실현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72.1% 줄어든 상황이다. 최근에는 2024년 12월 매출 3.8조원, 영업이익 -2,81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사장은 지난해 말 취임 후 첫 창립기념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최주선 사장이 어려운 업황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었듯,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삼성SDI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SDI는 창립 55주년을 맞아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근본적 체질 개선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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