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난 5월 9일 웨스트젯의 지주회사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거래 종결 절차를 완료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지분 인수를 넘어 대한항공의 글로벌 항공시장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델타·에어프랑스 등 글로벌 항공사도 참여
이번 지분 인수에는 대한항공 외에도 미국의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KLM 등 글로벌 항공사들이 함께 참여했다. 델타항공은 웨스트젯의 지분 15%를 3억3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이 중 2.3%를 에어프랑스-KLM에 양도했다. 최종적으로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KLM은 각각 12.7%, 2.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번 지분 인수와 함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웨스트젯의 이사로 선임되었다. 웨스트젯 이사회에는 벤자민 스미스(Benjamin Smith) 에어프랑스-KLM 회장과 알렉스 크루즈(Alex Cruz) 전 영국항공(British Airways) 회장 등 글로벌 항공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9년부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Board of Governors) 위원을 맡으며 국제 항공업계의 핵심 리더로 활동해오고 있다. 이번 웨스트젯 이사 선임은 대한항공의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운항 확대를 통한 북미 시장 공략
대한항공이 웨스트젯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배경에는 북미 항공시장의 높은 성장성이 있다. 캐나다는 국토 면적이 러시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넓으며, 항공 교통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2024년 기준 캐나다 항공시장의 규모는 33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항공시장 중 7위 규모다. 특히 2019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해온 고성장 시장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웨스트젯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운항(코드쉐어) 노선을 확대하고,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및 중남미 노선의 스케줄 유연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 선택권과 편의성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북미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웨스트젯 지분 인수를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글로벌 협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과 함께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다양한 협력을 추진해 고객 선택권과 편의성을 넓혀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항공산업의 구조조정을 완료한 후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대한항공의 명확한 전략을 반영한다. 웨스트젯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대한항공은 아시아에서 북미, 중남미에 이르는 광범위한 항공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항공사로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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