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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M&A팀 주도할 안중현 사장은?

삼성의 미래를 설계할 39년 경력 ‘빅딜 전문가’

안재후 CP

2025-11-14 10:02:45

안중현 사장

안중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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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가 지난주 상설 조직으로 격상시킨 사업지원실 산하에 인수합병(M&A)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을 이끌 팀장으로 지명된 인물이 바로 안중현 사장이다. 1986년 입사해 무려 39년을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그는 사업기획 그룹 출신으로, 삼성 그룹 내에서 '빅딜 전문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안 사장이 맡은 M&A팀은 단순한 부서가 아니다. 기존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시절에도 M&A 담당 인력은 있었지만, 이를 정규 조직인 전담 팀으로 독립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삼성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에서도 M&A는 별도 팀이 아닌 전략팀이 담당했었다. 따라서 M&A팀의 신설은 삼성전자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형 M&A에 본격적으로 나설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만 인수부터 플랙트까지, 50건 이상 딜 성사

안 사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M&A 역사와 거의 일치한다. 그는 2015년부터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TF에서 근무하며 삼성전자의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주도했다. 특히 그가 관여한 크고 작은 딜만 5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단행된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는 안 사장의 대표작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80억 달러(약 9조3천억 원)라는 거액을 투자해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 M&A를 기록했다. 이는 이재용 당시 부회장이 2016년 9월 등기이사로 등재된 이후 단행한 첫 초대형 M&A이기도 했다. 당시 안 사장을 필두로 이승욱 전무, 윤준오 상무 등 7~8명의 전략팀 인사들이 하만 인수라는 '국운이 걸린 거래'를 성사시켰다.

안 사장의 활약은 하만 인수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삼성이 과거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할 때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2014년 삼성테크윈, 한화 방산사업 등을 한화와 롯데그룹에 넘기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미국의 휼렛패커드(HP)에 매각할 때도 실무를 전담했다.

2024년에는 유럽 최대 공조업체 독일 플랙트그룹의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4800억 원)에 인수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같은 해 8월에는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인 사운드 유나이티드를 약 50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OLED 소재 기업 노발레드, 럭셔리 주방가전 기업 데이코, 의료기기 기업 메디슨 등의 인수 작업을 거치면서 안 사장은 정말로 '모든 것을 다룬 경험'을 축적했다.

M&A팀 스타 라인업,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들 집결

안 사장 혼자가 아니다. M&A팀은 국제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구성됐다. 임병일 부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MBA를 취득한 금융 전문가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UBS 한국지점, 삼성증권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22년부터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담당 겸 M&A 총괄을 맡았다.

최권영 부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출신으로, 올해 사업지원TF로 이동한 후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M&A팀에 합류했다. 구자천 상무는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전기컴퓨터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기술 전문가다. 2007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으로 시작한 그는 2011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IT분야 파트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9년 삼성전자로 복귀했다.
업계는 사업지원실 내 M&A팀의 신설을 이재용 회장의 완전한 경영 복귀와 맞물려 분석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4월 경영지원실로 복귀한 안 사장을 현재의 포지션으로 옮긴 데는 분명한 신호가 담겨 있다.

2017년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5년 이상 대형 M&A를 하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준비 과정을 거쳐 왔다. 2024년 상반기 M&A와 벤처투자에만 1억2000만 달러(약 167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역대 반기 기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는 향후 대형 딜을 노크하기 위한 '사전 준비'였던 셈이다.

신성장동력 확보 핵심 전략, AI·로봇·의료 기술 중심

삼성전자의 다음 M&A 후보군은 어디일까?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에서 명확히 했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신성장 분야에서 후보 업체들을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그가 지목한 신성장 분야는 인공지능(AI), 냉난방공조(HVAC), 메디테크(의료기술), 로봇, 전장, 핀테크, 부품 등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같은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이 M&A 대상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 그레일에 1억1000만 달러(약 1560억 원)를 투자했다. 또한 7월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를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약 2675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뉴 삼성 구현 중추, 사업지원실 위상 재정의

산업계는 M&A팀 신설이 사업지원실의 역할 강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업지원실에 법무나 홍보 등 대외 업무가 빠져 있지만, 사내 장악력은 사업지원TF 시절보다 오히려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사업지원실이 앞으로 '뉴 삼성' 출범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업지원실은 현재 전략팀, 경영진단팀, 인사팀(피플팀), 그리고 새로 신설된 M&A팀까지 총 4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2017년 이후 8년 만에 삼성 그룹 내 컨트롤타워 기능을 정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안중현 사장이 이끌 미래 M&A 시나리오

안 사장이 이번에 맡은 M&A팀장이라는 포지션이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부서 장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경영 전략 전반을 관장할 수 있는 위치라는 점이다. 이재용 회장의 신뢰를 얻은 그는 앞으로 삼성전자가 추구할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구조 설계자'가 되는 셈이다.

하만 인수라는 '9조 규모의 대형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평소에도 수십 건의 인수·합병·매각 거래를 실무해 온 그라면, 삼성전자가 예고한 AI·로봇·의료 기술 등의 신성장동력 확보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만큼, 안 사장이 이끄는 M&A팀의 활동이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일 수 있을지가 향후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 삼성' 시대의 문을 여는 열쇠는 39년 경력의 M&A 전문가 안중현 사장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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