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1.14(금)

이재용·정의선·김동관, UAE 총출동 왜?

'Post-Oil' 전략 찾는 UAE에 차세대 산업 집중 투자

안재후 CP

2025-11-14 13:59:3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3년 1월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릭소스 마리나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3년 1월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릭소스 마리나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인 약 15명이 오는 19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최하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 방문의 배경은 지난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와 만나 양국 관계를 더욱 전략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분야로 확장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두 지도자는 국방·방산·투자·에너지 등 분야와 함께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이번 기업인들의 UAE 방문은 그 후속 조치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한-UAE 간의 경제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

UAE가 한국의 재계 총수들의 방문을 환영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중동의 부국이었던 UAE는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AI, 반도체, 원전 등 미래 성장 산업을 국가 경제의 중심축으로 전환하는 'Post-Oil' 전략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삼성전자, 그리고 방산·우주·에너지 기업들이 UAE의 전략적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UAE는 미국과의 AI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5월 미국과 체결한 AI 협정에 따라 UAE는 향후 10년간 미국에 약 1조 4,000억 달러(약 1,995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엔비디아의 수십억 달러 규모 AI 반도체 수출을 승인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됐다. 아부다비에는 현재 5기가와트(GW)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가 건설 중이며,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UAE 전략: AI 시대의 반도체 파트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UAE를 각별히 중시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첫 해외 방문지로 UAE를 택했고, 삼성물산이 참여한 바라카 원전의 '팀 코리아' 컨소시엄 프로젝트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 2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에서 1심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에도 곧바로 UAE를 방문했을 정도로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삼성전자가 UAE 입장에서 핵심적 파트너인 이유는 기술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에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파운드리를 동시에 보유한 삼성전자는 AI 시대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기업이다. 특히 최근 APEC에서 공개한 '갤럭시 Z 트라이폴드' 같은 혁신 제품이 한국, 중국, 싱가포르, 대만에 이어 UAE에서도 우선 출시될 예정인 점은 양국 기술 협력의 심화를 의미한다. 글로벌 미디어에서도 삼성전자가 TSMC와 함께 UAE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을 두고 UAE 정부와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현대차, 친환경·프리미엄 브랜드 집중 판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중동 시장을 전략적으로 개척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중동에서 친환경차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방한 당시 민간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바 있다.

한화의 김동관 부회장이 이번 방문단에 포함된 이유는 더욱 명확하다. UAE는 방산 기업들의 가장 큰 잠재 고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들이 UAE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분야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한화는 이미 2월 중동 최대 방산 전시회 'IDEX 2025'에 참석해 현지 기업들과 방산 협력 관계를 강화해왔다.
SK는 유영상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해 AI 분야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 반도체 기술도 UAE의 AI 인프라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전력 같은 에너지 기업들도 이번 방문단에 포함되어 원전 협력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K-방산, K-푸드의 글로벌 확장 기회

흥미롭게도 이번 방문단에는 K-푸드 기업들도 대거 포함되었다.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의 김정수 부회장이 참석 명단에 올라 있으며, K-푸드의 중동 인기도를 경제 협력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한국의 방산 기업들이 UAE에 수출을 확대하는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 LIG넥스원 등 K-방산의 경쟁력도 함께 선보일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기술 협력의 새로운 장으로 활용

한·UAE 경제 협력은 지난 수십 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양국 교역 규모는 1980년 수교 당시 2억 달러 수준에서 현재 208억 달러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성과는 양국 기업인들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이며, 이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은 그 모멘텀을 더욱 가속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재용, 정의선, 김동관을 비롯한 한국의 주요 재계 총수들이 UAE를 찾는 이유는 결국 미래 기술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다. UAE는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방위산업, 원전 등 미래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 중이며, 한국의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과 제품이 UAE의 미래 전략과 완벽하게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할 좋은 기회다.

특히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UAE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이는 한국의 첨단산업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한화 같은 방산 기업들의 UAE 진출 확대는 전 지역에서 K-방산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은 단순히 기업인들의 상례적인 해외 출장이 아니라, 한국과 UAE가 미래 먹거리를 함께 구축하기로 약속하는 역사적인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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