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11.28(금)

현대차가 1조2000억 투자 ‘배터리 캠퍼스’ 짓는 이유는

조달 부품 아닌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좌우 … 핵심 인력도 양성

안재후 CP

2025-11-28 15:24:00

현대차·기아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감도

현대차·기아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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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현대차그룹은 경기도 안성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를 건설 중이다. 현대차가 배터리에 1조원대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배터리가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와 의왕연구소에서 배터리 소재와 셀 설계에 대한 초기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안성 캠퍼스는 단순한 연구 시설을 넘어 차량에 실제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배터리를 직접 검증하고 개발할 수 있는 '통합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

배터리 캠퍼스에서는 전극-조립-활성화 등 셀 제조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설비를 갖춰, 배터리 혁신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품질, 안전성을 반복 검증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또한 셀 설계 기술뿐 아니라 공정 기술 및 차량 시스템과 연계된 통합 제어 기술을 직접 확보해 소재-셀-모듈-팩-차량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관점에서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종합 검증하는 연구개발을 하게 된다.

글로벌 배터리 경쟁에서의 생존 전략
이 투자가 의미 있는 이유는 현재의 글로벌 배터리 산업 판도 때문이다. 2021년 유럽 시장에서 70.6%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K-배터리는 2022년 63.5%, 2023년에는 54.9%로 하락했으며, 중국 CATL이 41.4%를 차지하며 추격하고 있다. 단순 조달이 아닌 직접 개발 역량이 없으면,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29~2032년을 기점으로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의 규칙을 다시 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도요타·폭스바겐·메르세데스 등 완성차 업체들이 2026년부터 차세대 전고체 플랫폼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안성 캠퍼스는 이러한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대비한 기술 플랫폼 구축의 초석이 될 것이다.

디지털 검증 체계로 경쟁력 강화

현대차는 안성 캠퍼스에 단순한 물리적 시설만 갖춘다는 것이 아니다. 연구개발 과정 전반에 데이터 해석 기술과 시험 자동화,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을 적극 적용해 배터리의 성능 및 안전성을 사전에 정밀하게 예측하는 디지털 검증 체계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배터리의 물리적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차량 조건과 연계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미다. 미래 전기차 시장에서는 스펙보다 실제 운행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신뢰도가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고, 현대차는 이를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현대차·기아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 모습.사진=안성시청 제공

현대차·기아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 모습.사진=안성시청 제공


K-배터리 생태계 중심으로 한 협력 전략

현대차는 안성 캠퍼스를 국내 배터리 생태계의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전기차 배터리 안전 기술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배터리·품질·안전 기술 고도화를 위한 핵심 협업 과제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안성 캠퍼스 건설은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화성 기아 PBV 전용 공장에 이은 세 번째 대규모 국내 투자 프로젝트로,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125조2000억원 규모 국내 투자 전략을 전동화·배터리 R&D 분야에서 구체화한 사례다.

현대차는 안성 캠퍼스를 통해 배터리 핵심 인재를 양성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투자 완료 시 고급 연구·기술 인력 고용이 예상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단순 일자리 창출을 넘어 국가 차원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 앞으로 배터리 기술의 발전 속도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자원은 결국 우수 인재일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배터리 캠퍼스에서 먼저 개발할 것은 전기차용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광범위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로보틱스·미래항공 모빌리티(AAM)을 비롯해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량용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미래 신사업 전반에 확장 가능한 기술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의지가 보인다.

2030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드론, 로봇, 항공 모빌리티 등 배터리가 필요한 분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그 모든 분야에 대응할 기술적 토대를 확보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양희원 본부장 “배터리는 전동화 시장 선도하는 핵심 동력”

28일 행사에서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은 "배터리 캠퍼스는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산업 간 협업과 기술 고도화를 촉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며, 기업 경쟁력의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현대차가 배터리 캠퍼스를 단순한 기업 시설이 아닌 '국가 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전동화 시장에서의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록, 배터리 기술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의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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