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지분 취득은 직책상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두 계열사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를 실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취득 규모는 1% 미만으로 제한적이지만, 이전까지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 지분이 전무했던 만큼 향후 경영구도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승계 과정의 핵심 과제, 경영능력 증명
이규호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그룹을 사실상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 지분이 전무한 상태였기에 향후 승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영 성적표의 명암, 구조개편이 과제
이규호 부회장은 2023년 말 기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에서 지주사 전략부문 대표로 승진하며 그룹 전반의 경영을 본격적으로 맡기 시작했다. 그 이후 지배구조 개편을 주도하고 있는데, 그 성과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긍정적 신호로는 지난해 코오롱모빌리티를 상장 폐지하고 지주사의 완전 자회사로 전환했으며,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ENP의 합병을 결정했다. 이들 구조 개편은 그룹의 첨단소재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반면 코오롱그룹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 상태다. 지주사 코오롱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77.9% 감소했다. 이규호 부회장의 경영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경영능력 평가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실적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코오롱의 영업이익은 1천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건설경기 악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실적 개선이 지속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규호 부회장의 지분 확보에 대해 "그룹의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에 힘을 실어주는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룹은 지난해 코오롱스페이스웍스 출범을 시작으로 주력 계열사 통합과 사업 구조 정리를 연쇄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업구조 개편, 코오롱모빌리티 완전 자회사 전환, 코오롱글로벌과 MOD·LSI의 합병, 코오롱인더와 코오롱ENP의 합병 결의 등이 그것이다.
향후 경영권 승계 논의의 기준점
재계에서는 이규호 부회장의 '경영 성적표'가 향후 승계 논의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취득은 시작일 뿐, 실제 경영능력 증명은 이어질 실적 개선과 구조 개편의 성과로 판단될 예정이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동차 소재, 타이어코드, 아라미드 등을 제조하며 캐시카우(핵심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사로서 그룹 매출 규모를 책임지는 회사다. 이들 주요 계열사의 성과 개선이 이규호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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