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찬진 원장은 5일 금감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연임 문제를 거론하며 "차세대 리더십을 세우게 되는데, 회장들이 너무 연임을 하다 보면 그 분(차세대 후보)도 6년씩 기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그분들도 결국 에이징이 와서 '골동품'이 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재임이 차세대 리더 양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달 중 지배구조 TF 가동..."법 개정안 조속 도출"
그는 "주주 이익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이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CEO가 똑같은 생각을 가지면 이사회가 천편일률적으로 결정하고 견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BNK금융지주 검사에 대해서는 "9일 1차 수시검사 결과를 보고 추가로 살펴보려 한다"며 "그 결과를 보고 금융지주사 전반으로 확대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BNK금융지주 검사 결과에 따라 다른 금융지주로도 검사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둘러싼 '연금사회주의' 논란에 대해서는 "금융사는 공공성 있는 서비스업으로 어떤 기업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구성·운영돼야 한다"며 일축했다.
쿠팡 고금리 대출 "상도덕적 갑질"...검사 전환 단계
이 원장은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 문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며 "정밀하게 현장 점검하고 검사로 전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관련 쿠팡페이 현장점검에 대해서는 "쿠팡에서 쿠팡페이로 오는 정보와 쿠팡페이에서 쿠팡으로 가는 부분을 크로스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본사 점검과 관련해서는 "민관 합동조사단의 실무라인과 함께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전자상거래업체인 쿠팡은 직접 검사하지 못하고 전자금융거래 관련 쿠팡파이낸셜만 검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쿠팡 등 대형 유통플랫폼에 관해 "금융업권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율돼야 하지 않겠나.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주가조작 수사 지연..."포렌식 개선과 인지수사권 필요"
'주가조작 3호 사건' 발표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이 원장은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핵심 문제는 포렌식에 있다"며 "포렌식 실제 가동인력이 너무 적다. (기존 1·2호를 포함한) 모든 사건에서 포렌식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포렌식을 대폭 개선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금융위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 부여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아 수사를 개시하기까지 거의 3개월이 걸리는 상황을 언급하며 "허송세월하다 보면 증거도 다 인멸되고 흩어져버리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의 대표성 있는 위원이 합류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판단해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투명성 있게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예산·조직·재정에 관한 자주성도 없다. 한국은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옥상옥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납득을 못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의 독립성·자율성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공공기관 지정은)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는다"면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관련 공공기관 지정은 안 될 것으로 기대하고 예상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이찬진 원장의 이날 발언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쿠팡 고금리 대출 규제, 주가조작 수사 강화 등 금융개혁 전반에 걸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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