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5.13(수)

이마트, 분기 최대 실적 … 정용진 본업강화 전략 통했다

저가경쟁력+점포혁신+자회사 반등 … 영업이익 11.9% 증가한 1783억

안재후 CP

2026-05-13 15:08:14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레이더스 구월점 찾은 모습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레이더스 구월점 찾은 모습 (사진=신세계그룹)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이마트가 고물가 시대의 소비 심리 변화를 정확히 포착했다. 대용량·저가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창고형 할인점으로 모여들면서, 14년 만에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단순한 매출 성장을 넘어 영업이익이 11.9% 증가한 것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강조해온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마트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 7조1234억원, 영업이익 1783억원을 달성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9% 증가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7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은 1463억원으로 9.7% 늘어났으며, 이는 2018년 이후 8년 만의 최대 수치다.

경영진들이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매출 성장이 아니라 수익성 개선이다. 이마트는 통합 매입 기반의 원가 절감 효과를 가격 재투자로 전환했다. 이 선순환 구조 속에서 고객 유입이 확대되고 실적이 개선되는 선 순환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분기 최대 매출 달성
실적 개선을 이끈 핵심은 트레이더스다. 1분기 총매출은 1조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78억원으로 12.4% 늘어났다.

고물가 속 고객들의 소비 행태 변화가 트레이더스 성장을 견인했다. 방문 고객 수는 3% 증가했고, 자체브랜드 'T스탠다드' 매출은 40% 급증했다. 저가 외식 메뉴를 취급하는 'T카페'도 24% 성장했다. 대용량·가성비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 흐름이 명확히 데이터로 드러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이후 시장 재편 속에서 일부 고객이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로 유입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생필품 중심의 소비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창고형 할인점의 선호도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점포 리뉴얼과 자회사 실적 개선이 수익성 확대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으로의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했다. 일산점은 스타필드 마켓으로 변신한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1% 증가했고, 방문객 수는 104.3% 급증했다. 동탄점과 경산점도 각각 12.1%, 18.5%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점포 리뉴얼이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실질적 효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주요 자회사들도 실적 개선에 동참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투숙률 상승과 객단가 인상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116.7% 증가한 39억원을 기록했다. SCK컴퍼니는 신규 출점 효과로 순매출 8179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7.3% 성장했다. G마켓은 가격 투자 전략으로 거래액 회복세를 보였으며, 3월 기준 거래액(GMV)과 평균 객단가가 각각 12%, 10% 증가했다.

정용진 회장, 1분기에만 4차례 현장경영
이마트 경영진은 정용진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혁신적 패러다임 시프트"가 1분기부터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1분기만 해도 네 차례에 걸쳐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 스타필드 청라 등 주요 현장에 직접 나섰다. 경영 현장에서의 실제 체감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기존 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AI데이터 센터 건립 등 미래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업에서의 수익 창출이 미래 성장의 자산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장 재편 속에서 강화되는 가격 경쟁력
현재 유통업계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촉발된 대형마트 시장 재편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의 고객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마트가 통합 매입 기반으로 원가를 개선하고 이를 가격 인하로 전환한 전략이 이런 시장 흐름과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브랜드나 편의성만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직접적인 가격 경쟁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 셈이다. 이마트의 1분기 실적은 이러한 시장의 신호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 같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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