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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Why] 정용진 회장은 왜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도 맡았나

이마트(현금)·프라퍼티(성장) 투트랙 경영 … AI데이터센터 진출도

안재후 CP

2026-06-09 10:42:59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동시에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8일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을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마트 회장에 이어 신세계프라퍼티까지 겸직하게 된 정 회장은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기존 사업과 함께 AI 데이터센터, 스타필드 청라 개발 같은 대형 신사업을 직접 챙기는 형태로 리더십을 집중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사업 플랫폼으로의 변신
신세계프라퍼티는 더 이상 단순한 부동산 계열사가 아니다. 과거 스타필드 개발과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3월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AI와 체결한 업무협약은 이같은 변화를 상징한다. 한국에 2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이 프로젝트에서 신세계프라퍼티는 단순히 부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부지 확보와 센터 구축이라는 핵심 개발 업무를 맡는다. 신세계I&C는 운영 측면을 담당하는 구조로 짜인 것이다.

정 회장은 리플렉션AI와의 협약 체결식에 직접 참석해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대표이사 내정은 그로부터 5개월 뒤 내려진 결정이다.

총수의 직접 개입, 무엇을 의미하는가
신세계프라퍼티가 단순한 계열사에서 그룹의 성장 엔진으로 격상된 데는 현실적 이유가 따른다. 첫째는 투자 규모와 리스크다. 스타필드 청라 개발은 장기간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며, AI 데이터센터는 초기 투자 규모가 크면서도 신규 산업이라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의사결정 속도가 생명이다. 리플렉션AI, 정부 부처, 지자체 등 다양한 외부 파트너와의 협상 과정에서 총수의 직접 개입은 협상력을 높이고 결정 속도를 앞당긴다.

둘째는 신뢰 확보다. 신세계그룹이 유통 업체라는 정체성을 벗고 복합개발과 데이터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하는 변곡점에서, 총수의 직접 관여는 투자자와 파트너사에 강력한 신호를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인사 발령이 아니라 그룹 차원의 전략적 선택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투트랙 경영 구조의 실제 작동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과 함께 이형천 신세계프라퍼티 신임 각자대표를 내정했다. 이형천은 1993년 신세계에 입사한 뒤 2017년부터 신세계프라퍼티 개발 업무를 맡아온 개발 전문가다. 스타필드를 비롯한 주요 복합개발 사업을 직접 이끈 그는 최근까지 개발본부장으로 재직했다.

역할 분담은 명확하다. 정 회장은 중장기 비전 수립과 기업가치 제고를 총괄하고, 이형천은 현안 업무, 조직 운영, 수익성 개선을 담당한다. 총수가 전략을 짜고 개발 전문가가 실행하는 구조다. 이는 기존의 수직적 의사결정 라인과 다르다. 정 회장이 이마트에서 그러하듯, 신세계프라퍼티에서도 직접 대형 프로젝트에 관여하면서도 일선 운영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신세계프라퍼티는 정책 수립 단계에서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에서 경영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유통 회장이 데이터센터를 챙기는 이유
신세계프라퍼티의 AI 데이터센터 진출은 얼핏 산업 간 경계를 넘는 과감한 도약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의 자산과 역량으로 보면 자연스러운 확장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개발을 통해 대규모 부지 확보, 지자체 협력, 규제 대응 같은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역량이다. 부지 확보와 전력, 냉각수 같은 인프라 확보 능력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수익 구조다. AI 데이터센터는 임대료 수익이 안정적이며, 부동산 개발 기업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술 산업의 성장성을 담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모델이다. 유통 기업으로서의 신세계가 공간을 다루는 역량을 데이터 인프라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재편이자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이다.

현금과 성장, 두 축의 동시 관리
신세계그룹의 구조는 이제 명확해졌다. 이마트는 기존 주력 사업으로서 안정적인 현금 창출처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성장 엔진이다. 정 회장이 두 회사를 동시에 지휘함으로써 그룹은 현금 창출과 미래 투자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이는 성숙한 유통 산업에서 벗어나려는 신세계의 의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백화점과 마트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복합개발과 데이터 인프라를 아우르는 다각화된 기업으로의 진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정 회장의 신세계프라퍼티 겸직은 이 전략이 임시방편이 아닌 그룹 차원의 본격적인 선택임을 대외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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