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8.04(화)

[Epic Why] 범LG家 구미현, 상장폐지 위기 ‘본느’ 인수 왜?

아워홈 매각 후 1년 3개월만에 경영전선에 … K-뷰티 신사업 나서나

안재후 CP

2026-08-04 11:26:20

본느 [본느 홈페이지 캡처]

본느 [본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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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아워홈 매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1년 3개월. 범LG家의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이 코스닥 상장 화장품 기업 본느를 인수하며 또 다시 경영전선에 나섰다. 약 2.6배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에 100억원대 추가 자금 투자까지 약속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범LG家 첫 신규 사업, 왜 화장품인가
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본느는 지난달 31일 기존 최대주주인 임성기 대표 외 4인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은 본느 지분 37.70%에 해당하는 보통주 316만 2940주를 총 140억 2,335만원에 인수했다.

구 전 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구인회의 손녀로, 아워홈 창업주인 고 구자학의 장녀다.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과 구본성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등과는 사촌 지간이다. 범LG家가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구 전 회장은 2024년 6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아워홈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랐다. 하지만 재임 8개월 만인 2025년 2월 본인 및 구본성 전 부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58.62%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약 8700억원 규모로 매각하며 경영에서 물러났다. 아워홈은 지난해 5월 15일 한화그룹 편입 절차를 완료했다.

시가 2.6배 경영권 프리미엄 제시 왜?
눈에 띄는 것은 주당 양수도 가액이다. 구 전 회장은 주당 4,427원을 제시했다. 본느의 주가가 지난달 31일 상한가인 1,677원을 기록했음에도, 약 2.6배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책정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지분 인수 수준을 넘어, 본느를 통한 본격적인 사업 재편 의지를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된다.

구 전 회장은 계약 체결과 동시에 계약금 14억원을 납입했다. 잔금 126억 2,335만원은 오는 9월 10일 지급할 예정이다. 잔금 납입이 완료되는 순간 구 전 회장은 공식적으로 본느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100억원 전환사채 참여, 구조 개편 신호?
구미현 전 회장의 본느 인수는 지분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이날 총 222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공시했으며, 그 중에서도 구 전 회장은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도 참여한다.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1396원이고, 납입일은 이달 28일이다.

자금 조달 계획을 보면 구 전 회장의 경영 의지가 분명하다. 제5회차 사모 전환사채 100억원은 구 전 회장이 직접 인수하고, 제6회차 CB 100억원은 신설 투자법인 벤타셀렉트가 배정받는다. 약 22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에이치투자조합이 인수하는 구조로, 두 투자법인은 구 전 회장 측의 우군으로 평가된다.

전환사채의 전환가액 1,396원은 인수 공시 당시 주가(1,677원) 대비 약 17% 할인된 수준으로, 향후 주가 상승 시 추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본느의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본느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지만, 투자 규모만으로도 구 전 회장의 본격적인 사업 확대 계획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상장폐지 위기 본느, 구원투수 등장
본느가 처한 상황은 긴박하다. 코스닥 시장의 상장폐지 기준 시가총액이 하반기 들어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 가운데, 본느는 실적 악화로 인한 유동성 부족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영업손실 83억원, 올해 1분기에도 약 21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연속 하락했다. 공시 직전 본느의 시총은 141억원 수준으로 22거래일 연속 200억원을 밑돌고 있었다. 200억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상황이 임박해 있었던 것이다.

구미현 전 회장의 등장으로 본느는 사실상 상장폐지 위기에서 탈출했다. 인수 공시 이후 본느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시총은 141억원에서 183억원대까지 회복됐다. 140억원의 인수 가액 자체가 시장에 강한 신호를 전달한 것은 물론, 추가로 투입되는 222억원의 자금은 본느의 자산 건전성을 즉시 개선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화장품 ODM의 경량화 모델, 성장의 발판
2009년 설립된 본느는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과 자체 브랜드 사업을 영위한다.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특이한 점은 생산시설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 '자산 경량화 무공장 ODM'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연구개발(R&D)과 상품기획에 집중하면서 외주 제조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본느는 색조 브랜드 '터치인솔'을 통해 3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친환경 세제 제조기업 아토세이프 등을 종속회사로 두며 사업 포트폴리오도 지속 다각화해 왔다. 구미현 전 회장이 주목한 것은 이 같은 경량 구조와 K-뷰티의 성장성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화장품 브랜드 사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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