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장지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테스크포스(TF) 위원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9140841250290707cc35ccc5c112222163195.jpg&nmt=29)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장지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테스크포스(TF) 위원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14일 정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애초 이달 2일 열기로 했던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를 15일로 한 차례 미룬 데 이어, 오는 10월 2일로 재차 연기를 확정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달 새 벌써 두 차례나 일정이 순연된 것이다.
이런 잇단 일정 표류의 배경에는 국민연금공단의 시장 참여 여부와 대형 금융사 쏠림 우려 등 정부와 민간 금융권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세부안 미확정에 일정 재연기…내달 2일 서울 로얄호텔서 개최
당국은 이번 연기에 대해 사업자들에게 사전 검토 기간을 부여하고 일정을 재조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앞선 첫 연기 때도 당국은 같은 논리를 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고용노동부의 세부 법안 확정이 늦어지는 데다, 제도 설계를 둘러싼 각종 쟁점이 좀처럼 정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앞서 지난 2월 6일 노사정 태스크포스(TF) 합의를 이뤘다. 이를 토대로 7월 말까지 실무작업반 운영을 마치고 8월 중 구체안을 발표한 뒤, 9월 법안을 마련해 연내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로드맵대로라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시행에 들어가야 하는데, 간담회가 두 차례나 밀리면서 이 일정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간담회가 잇따라 밀리면서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혼선도 감지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간담회가 자꾸 연기되다 보니 사업자들 사이에서 내부적으로 혼선이 있는 것 같다"며 "기금형을 준비하는 사업자들은 간담회를 전후해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보고 준비 작업을 진행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수탁자 책임 이슈도 있을 것 같다는 말이 업계에서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참여 논란·수탁법인 독과점…첨예한 이해관계에 '발목'
가장 뜨거운 쟁점은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여부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앞서 6월 국민연금연구원 간행물 기고를 통해 기금형 퇴직연금에 국민연금이 참여하면 '제2의 국민연금'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참여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이 기존 기금과 동일한 포트폴리오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없어 별도의 운용조직과 전문 인력이 필요한 만큼, 국민연금의 참여만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장기 기대수익률도 4% 초반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효율성 측면에서 참여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와는 결이 다르지만, 금융권에서도 별도의 반발이 나온다. 공적 연금이 민간 금융 시장을 침탈하려 한다는 것으로, 국민연금의 압도적 자금력이 시장 생태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업계 차원의 우려가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사적 연금 시장에 공적 기금이 들어와서 운용하는 사안이다 보니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정부 및 여당에 상당한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정 내부에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수탁법인 설립 요건을 둘러싼 독과점 우려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당국은 기금 난립을 막기 위해 수탁법인 사전인가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산하 실무작업반은 최근 인가 대상을 5∼8개 안팎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사한 제도를 운영해온 호주에서도 슈퍼애뉴에이션 펀드 수가 2015년 232개에서 2025년 77개로 대폭 줄어든 전례가 있다.
이와 별개로 수탁법인 인허가권을 놓고 관계부처 간 협의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중소형 금융사들은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금융사에 시장을 넘겨주는 독과점을 초래할 것이라며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연구원은 앞서 낸 보고서에서 수탁법인 사전인가제 도입뿐 아니라 독립적인 지배구조·이해상충 방지 기준의 법제화, 수수료·운용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공시체계 마련도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여기에 수탁법인의 손해배상 책임과 무과실 입증 책임을 대폭 강화하려는 당국의 방침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과도한 법적 책무가 오히려 민간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수장들 한자리 모이지만…금융권, 해법 없이 "책임만 강요" 냉소
이번 계획(안)에서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간담회를 공동 주재하며, 금감원 부원장보 등이 배석한다고 명시했다.
퇴직연금사업자 측에서는 은행장과 대표이사 등 10여 명이 참석해 정부·금융권 인사를 합쳐 총 15명 내외가 자리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도 참석 여부를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이날 사업자들에게 크게 세 가지를 요구할 방침이다. 우선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사외적립 의무화 방안을 설명하며 빠른 안착을 위한 준비를 당부할 계획이다.
이어 퇴직연금을 포함한 다층적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의 중요성과 정부의 추진 의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노동자 수급권 보호와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수익률 제고 등 사업자로서의 엄정한 책무를 재차 당부할 방침이다.
당국은 간담회 이후 정부·금융기관 홍보채널을 병행 활용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장관 명의 기고문 게재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권 분위기는 냉랭하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연금 참여나 수탁법인 인가 요건 등 첨예한 핵심 쟁점에 대한 명확한 해법 없이 세부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며 "일정만 연기하면서 사업자들에게 조기 안착과 책임만 강요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연내 입법 로드맵 차질 불가피…정부 셈법 복잡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550조원을 웃도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수익률을 끌어올릴 핵심 카드로 꼽혀왔다. 하지만 국민연금 참여 여부와 수탁법인 독과점 우려라는 두 축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정부가 애초 제시했던 연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통과 목표는 사실상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국민연금 참여 문제는 단순한 업계 간 셈법을 넘어 정치적 부담까지 걸려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최종 판단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간담회가 두 차례 연기된 만큼, 10월 2일 회동에서도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세부안 발표와 입법 일정이 추가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의 연내 입법 목표 달성은 물론 정책 추진 동력 자체가 거센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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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세번째)과 장지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테스크포스(TF) 위원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595&simg=202609140841250290707cc35ccc5c112222163195.jpg&nmt=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