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16(수)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 ‘현금 50%-주식 50%’로 마무리

재투표 결과 찬성 57.08%·반대 42.92%로 임단협 수정안 가결

안재후 CP

2026-09-16 12:17:23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N% 성과급'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SK하이닉스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재합의안이 조합원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 생산직 노조는 16일 임단협 재합의안 찬반 투표에서 찬성 57.08%(8731명)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반대는 42.92%(6566명)였으며, 투표율은 95.37%(1만5297명)에 달했다.

이번 가결로 SK하이닉스는 별도 쟁의 절차 없이 올해 임단협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추석 연휴 전 최종 합의안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지난달 25일에는 25표 차 부결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대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달 25일 회사가 제시한 첫 잠정합의안은 극적으로 부결됐다. 초과이익분배금(PS)을 현금 40%, 자사주 60%로 지급하는 내용이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7535표(50.08%)가 찬성 7510표(49.92%)를 단 25표 차로 앞서며 탈락했다.

25표 차의 부결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구성원들은 회사가 제시한 성과급 지급 방식을 거부했다. 내년 초 지급될 성과급 규모가 올해보다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액 현금으로 주던 방식을 주식으로 바꾸려는 회사 방침에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천문학적 성과급이 남긴 숙제
회사가 성과급 지급 방식 개편을 제시한 배경에는 사회적 논란이 있었다. 상한선 없이 영업이익에 직결되는 'N% 성과급' 구조에 대한 의문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이라는 예외적 환경에서 생성된 천문학적 규모의 성과급이 집값 등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고졸 생산직 등 직군을 막론하고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는 구조를 두고 '공정성' 논란도 일었다. 마이크론 대만 노조까지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을 회사 이익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직접 나섰다. "구성원의 행복이 다른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침해한다면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성과급 산정) 문제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영진이 느낀 사회적 책임감과 구성원의 경제적 실리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구성원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성과급이 기대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회사의 변화 시도가 더욱 수용하기 어려워졌다. 지난달 부결 직후 SK하이닉스 기존 노조에 대응해 출범한 직군 통합노조도 이 불만에 기대어 세를 불렸다.

결국 노사는 약 3주간의 집중 교섭에 들어갔다. 회사는 총 60여 차례에 걸친 설명회를 열고 제도 변경의 필요성을 알렸다.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 ‘현금 50%-주식 50%’로 마무리

주식비중 줄이고 자사주 선택권 확대
노사의 재협상 결과는 '절충'이었다. 9일 도출된 수정합의안의 핵심은 현금 비중을 50%로 높이고, 주식 지급 비중을 60%에서 50%로 낮춘 것이다. 한 걸음 나아가 구성원이 원하면 10%포인트 단위로 자사주(50%)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인 선택권도 확대했다.

회사는 또한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된 성과급 중 내년과 내후년으로 지급이 미뤄졌던 분을 지급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적자 시 임금을 이연하는 조항도 명문화했다. 이는 흑자 때 성과급뿐 아니라 적자 때도 노사가 함께 책임진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적자시 임금 일부 이연 의무화
16일 투표 결과는 재협상의 성과를 나타냈다. 앞서 첫 안이 49.92%의 찬성으로 부결된 것과 달리, 수정안은 57.08%의 찬성을 얻었다. 약 7%포인트 상승폭은 현금 비중 인상과 선택권 확대가 구성원의 신뢰를 얻었음을 의미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한 차례 부결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 기존 틀 안에서 자발적 보완을 이뤄냈다"며 "앞으로 직면하는 문제들도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헤쳐 나갈 것"이라고 했다.


남은 질문들
임단협이 가결된 것으로 올해의 노사 협상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지만, 'N% 성과급'의 적정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대 경영대학 송재용 석좌교수는 "세계적으로 빅테크 기업들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기본 보상으로 하되, 개인 기여도에 따라 지급 규모를 다르게 한다"며 "보상 수준 자체는 높이되 개별 역량에 따라 주식을 차등지급하고, 성과급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동의를 거쳐 결정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회사와 구성원 사이의 타협으로 올해의 '전쟁'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상한선 없는 성과급이 낳는 불균형과 공정성 문제는 산업 전체에서 답해야 할 숙제로 남겨졌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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