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는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책금리는 연 3.75~4.00%로 올라섰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7월 이후 약 3년2개월 만이다.
이번 금리 인상에는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이 모두 찬성했다. 올해 들어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던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방향을 틀면서 미국 통화정책의 무게중심도 다시 긴축 쪽으로 이동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을 어느 정도 예상해왔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금리를 올렸다는 사실 자체보다 연준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올릴지에 집중됐다.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린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높은 물가다. 연준은 이날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물가상승률을 장기 목표인 2%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정책을 더 긴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번질 경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7%로 제시했다. 지난 6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가가 여전히 높고 그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됐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경기·고용은 견조…금리 올릴 여력 있다는 판단
고용시장 전망도 개선됐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4.1%로 제시해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췄다.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하거나 고용시장이 무너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결정은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연준이 물가 안정에 좀 더 무게를 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낮추기보다는 높은 물가를 잡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점도표도 추가 인상 가리켜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올리는 데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커졌다. 연준이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 자료를 보면 연말 기준금리 전망을 제시한 FOMC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이 현재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예상했다.
12명은 올해 말 금리를 4.00~4.25%로 전망했고, 4명은 4.25~4.50%를 제시했다. 현재 수준인 3.75~4.00%가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본 위원은 2명에 불과했다.
연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4.1%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10월과 12월 두 차례다. 점도표만 놓고 보면 이 가운데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다만 점도표가 실제 금리 경로를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물가와 고용, 경기 흐름에 따라 연준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내년 금리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줬다. 8명은 내년 말 금리를 4.25~4.50%로, 5명은 4.00~4.25%로 예상했다. 4명은 3.75% 이하를 전망했다.
트럼프는 인하 요구…워시 의장은 “올바른 결정”
정치권과 연준 사이의 금리 갈등도 다시 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와 금융시장에 우호적인 저금리 환경을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 직후에도 미국 금리가 1% 이하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백악관 역시 이번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연준의 결정이 충분한 경제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워시 의장은 통화정책 결정이 연준의 책무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과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번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을 위한 적절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번 FOMC의 핵심은 연준이 3년여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다는 데 있다.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낮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라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변수까지 등장하자 통화정책을 다시 조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연말 금리 전망까지 높아지면서 이번 인상이 일회성 조정에 그칠지,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앞으로 발표될 물가와 고용 지표가 연준의 다음 금리 결정을 좌우할 전망이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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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9170825280760107cc35ccc5c112222163195.jpg&nmt=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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