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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18년 숙원 '보험판매전문회사' 입법 속도

정무위 소속 및 ‘여야 24명’ 공조…계약관리·소액보험금 지급대행 허용 골자

성기환 CP

2026-09-28 09:05:15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국회]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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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여야 의원 24명이 법인보험대리점(GA)에 '보험판매전문회사'라는 별도 지위를 부여하는 법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18년째 입법 문턱을 넘지 못한 GA업계 숙원이 이번에는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업무 범위를 넓혀주는 대신 소비자 피해에 대한 1차 배상 책임을 지우는 게 골자다.

GA 소속 설계사는 지난해 말 31만9천명으로, 보험회사 전속설계사(21만5천여 명)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의 무게중심이 이미 GA로 옮겨갔다는 평가지만, 현행 보험업법은 여전히 GA를 '보험회사를 위해 보험계약 체결을 대리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법안은 이 같은 시장과 법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취지다.

28일 국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지난 16일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14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야당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등 10명이 22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같은 취지의 개정안을 제출했다.
특히 민 의원이 법안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주 의원안에도 정무위원인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심사를 맡을 위원들이 여야 모두 발의에 참여한 만큼 GA업계에서는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GA 설계사 비중 44.8%…법적 지위는 '대리점'

GA업계가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을 줄곧 요구해 온 것은 보험 판매시장이 GA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GA 소속 설계사는 1년 새 10.6% 늘어 전체 보험설계사(71만2천명)의 44.8%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보험사 전속설계사와 은행 창구 직원 등 방카슈랑스 채널 등록 인원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대형 GA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보험GA협회)의 경영공시 분석 결과를 보면 설계사 500명 이상 대형 GA는 지난해 말 72개사로 전년(74개사)보다 2곳 줄었다. 그런데도 소속 설계사는 26만2천470명으로 15.2% 늘어, GA 전체 설계사 증가율(10.6%)을 웃돌았다.

인력이 몰리면서 외형도 커졌다. 이들 대형 GA의 수입수수료는 18조7천498억원으로 전년(15조4천155억원)보다 2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몸집만 불어난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대형 GA의 불완전판매율은 0.029%에서 0.022%로 낮아졌고, 25회차 계약유지율은 69.89%에서 73.73%로 3.84%포인트 올라 판매 품질도 함께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관련 법규가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법상 대리점 규정은 규모에 따른 구분을 두지 않아, 소속 설계사가 수만 명인 대형 GA도 소규모 대리점과 똑같이 취급받는다.

더구나 법이 대리점을 계약 체결을 대리하는 자로만 규정한 탓에, 계약 유지·관리나 보험금 청구 지원 같은 판매 이후 서비스를 수행할 명확한 근거도 없다는 게 GA업계 설명이다. GA가 전체 설계사의 절반 정도를 거느리고 있지만, 판매 이후 단계에서는 법적 공백에 놓여 있는 셈이다.

제도를 손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금융위원회가 관련 개정안을 제시했지만 무산됐고, 2015년 논의도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여야가 이번에 나란히 입법에 나선 것은 그 사이 더 벌어진 법과 시장의 격차를 방치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1차 배상책임 부과…소비자보호 책임자 배치 명문화

두 개정안은 이 같은 공백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요건을 갖춘 대형 GA가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면 보험판매전문회사라는 별도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출발점이다.

새 지위에 따른 가장 큰 변화로는 업무 범위 확대가 꼽힌다. 개정안은 기존 모집 외에 ▲계약 유지·관리 ▲보험사고 접수 대행 ▲보험금 청구 지원·대행 ▲소액보험금 지급 대행을 판매전문회사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근거가 없던 판매 이후 서비스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GA업계는 담당 설계사가 떠난 뒤 관리가 끊기는 이른바 '고아계약' 문제도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업무와 함께 보험사를 상대로 한 협상 근거도 법안에 담겼다. 민 의원안은 보험계약 조건과 모집수수료 협상 권한을 명시했고, 주 의원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부 보험종목의 사업비 협상까지 허용했다.

권한이 넓어지는 만큼 책임 장치도 함께 강화했다. 민 의원안은 대표자·상근임원·지점 대표자의 자격 기준을 따로 두고, 소비자보호책임자와 준법감시책임자 지정을 의무화했다. 주 의원안 역시 판매교육책임자·소비자보호책임자·준법감시책임자 등 3개 책임자 배치를 명문화했다.

책임 강화의 핵심으로는 배상 구조 변화가 거론된다. 현행 보험업법 제102조는 모집 과정에서 소비자 손해가 생기면 모집을 위탁한 보험회사가 먼저 배상하고, 이후 대리점 등에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한다. 판매는 GA가 맡는데 배상은 보험사가 먼저 지는 방식이다.

개정안은 이 순서를 바꿔, 불완전판매 피해가 생기면 보험판매전문회사가 1차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소비자는 보험사와 판매전문회사 중 한 곳을 골라 청구할 수 있다.

배상 능력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판매전문회사는 영업보증금 예탁 등 배상 보장 수단을 갖춰야 하며, 업무정지·등록취소 요건을 담은 제재 조항도 새로 들어갔다.

GA업계는 기대…보험사·손해사정업계는 우려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키우는 개정안을 두고 업권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제도가 바뀌면 업무 영역이 넓어지는 쪽과 협상력이 줄어드는 쪽이 나뉘기 때문이다.

GA업계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한 대형 GA 관계자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은 이미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의 분리) 기조 아래 판매전문회사 제도가 안착해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업계의 법적 지위가 안정되는 것은 물론 대소비자 서비스 수준과 자율규제 기능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태 보험GA협회 회장도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호영·민병덕 의원실 모두 협회에 입법 방향을 문의해 와 GA업계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도의 의의와 소비자 편익을 적극 설명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반면 협상 상대가 되는 보험사들은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편익이 먼저 입증돼야 하고, 현행 제도 안에서 보완해도 충분하다는 논리다.

개정안이 책임 규정을 보강했지만, 늘어나는 권한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보험사 임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라 주의부터 해임요구까지 5단계 제재를 받지만, GA에는 이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 단위의 업무정지·등록취소 조항은 새로 담겼지만, 임원 개인에 대한 제재 기준은 빠졌다고 꼬집는다.

특히 사업비 협상권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가 더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몸집이 중소형 보험사에 버금가는 초대형 GA가 협상권까지 가지면 판매수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판매채널이 다양하지 않은 중소형 보험사일수록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보험사뿐 아니라 손해사정업계도 개정안 일부 조항에 문제를 제기한다. 소액보험금 지급 대행이 대표적이다. '소액' 기준이 없는 데다, 질병 코드 부합 여부 등 보험금 지급 판단이 손해사정 고유 업무와 겹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든다.

입장이 갈리는 것은 외부 업권만이 아니다. 제도를 반기는 GA업계 안에서도 규모에 따라 온도차가 감지된다.

등록 요건을 충족할 곳으로는 설계사 3천명 이상 초대형 GA와 500명 이상 대형 GA 정도가 거론된다. 이 때문에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GA에는 자본금과 내부통제 비용이 오히려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 24명 입법 참여…관건은 하위법령 설계

업권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향후 정무위 심사에서는 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입법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여야가 모두 법안을 낸 만큼 이번에는 통과를 낙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여야가 합의만 하면 쟁점이 없는 법안으로 처리될 수 있는 만큼 예전보다 통과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GA업계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 말 이후 입법 대응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실제 조율은 하위법령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두 법안 모두 등록 요건과 최소 자본금, 사업비 협상 대상 종목, 소액보험금 지급 대행 범위 등 앞서 쟁점이 된 핵심 기준을 대통령령에 맡겼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 여부 못지않게 권한과 책임의 균형을 얼마나 세밀하게 맞추느냐가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험사들이 제기한 우려와 맞닿은 속도 조절론은 연구기관에서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협상력 강화가 중소형 보험사의 경쟁력 약화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짚고, 요건을 갖춘 대형 GA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회 논의와 별개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흐름도 변수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 룰'(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을 적용했다. 내년 1월에는 판매수수료 분급제 도입도 예정돼 있다. 당국은 초대형 GA에 대한 제재 기준을 보험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가 GA의 권한을 넓히는 입법을 추진하는 사이, 당국은 감독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두 흐름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의 최종 모습도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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