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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기·금보성, 한국 현대미술의 정신을 프랑스에 알리다

- 제79회 ANAF 살롱 명예초대…한·불 140주년 생망데 무대
- 서구미술의 모방 아닌 한국적 조형정신, 현대회화의 언어로 제시

이성수 CP

2026-09-26 12:10:00

사진=금보성 작가

사진=금보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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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이성수 CP] 한·불 관계 140주년을 맞은 2026년, 정창기와 금보성의 작품이 프랑스 생망데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두 작가는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생망데 시청(Hôtel de Ville de Saint-Mandé) Salle des Fêtes에서 열리는 제79회 ANAF 살롱에 한국 명예초대작가로 참여한다. 이번 살롱에는 정창기·금보성·최예태·서승석 등을 포함한 한국 작가 10명이 초대됐다.

정창기와 금보성의 이번 프랑스 전시에서 주목할 부분은 두 작가가 서구 현대미술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한국에서 형성된 문화적 기억과 미감을 각자의 현대회화 언어로 발전시켜왔다는 점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성이 반드시 전통적인 소재나 형식에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비움과 채움, 절제와 움직임, 문자와 이미지, 자연과 인간의 관계처럼 한국 문화 속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감각이 오늘의 회화 안에서 어떻게 새롭게 해석되는가도 중요한 문제다.
금보성은 그 질문을 한글에서 시작한다. 자음과 모음을 해체하고 재구성해 한글을 읽는 문자에서 색·선·면의 조형언어로 전환한다. 그에게 한글은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한국에서 태어난 문자체계가 현대회화와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하는 출발점이다.

그가 말해온 ‘읽는 한글에서 보는 한글로’는 한글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문자를 해체한 뒤 다시 관계를 만들고, 그 사이에 여백과 색, 리듬을 발생시키면서 한국에서 출발한 조형언어가 문화권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정창기 역시 오랜 작업을 통해 자신의 회화적 언어를 구축해왔다. 전통을 외형적으로 재현하기보다 한국인의 삶과 자연, 시간 속에서 축적된 감각을 현대적인 회화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두 작가는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한국적인 것이 오늘의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지점에서 만난다.

사진=정창기 작가

사진=정창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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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이번 생망데 전시는 단순히 한국 작품을 프랑스에 옮겨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정창기와 금보성이 보여주는 것은 한국의 전통을 그대로 재현한 그림이 아니라, 한국에서 형성된 정신과 미감을 동시대 회화의 언어로 다시 해석한 작품이다.

한글을 모르는 프랑스 관객은 금보성의 화면에서 먼저 색과 선, 구조와 리듬을 만나게 된다. 정창기의 작품 역시 한국적 배경에 대한 사전 지식보다 회화 자체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두 작가의 작품은 ‘한국적인 것’이 세계와 만나는 하나의 방식을 제시한다.

이번 명예초대를 ‘프랑스가 한국 작가를 국가적으로 인정했다’고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사실은 정창기와 금보성이 생망데시와 ANAF가 마련한 한·불 140주년의 전시 무대에서 한국 명예초대작가로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1886년 외교로 시작된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가 140년 뒤 미술의 언어로 이어지고 있다.

정창기와 금보성이 프랑스에 알리고자 하는 것은 두 작가의 이름만이 아니다. 한국 현대미술 안에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축적된 정신과 미감이 있으며, 그것이 오늘의 현대회화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생망데의 전시장은 그 가능성을 프랑스 관객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이성수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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