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화)
[글로벌에픽 조연희 객원기자]
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생존본능이 있다. 도마뱀을 예를 들어 보자. 천적을 발견하거나 위험을 감지하면 꼬리로 적을 유인한 뒤 그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걸로 유명하다. 물론 수일이 지나면 다시 자라난다지만 제 살을 떼어낸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하물며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잡초도 깊게 내린 뿌리를 통째로 뽑아 던져 놓아도 땅에 닿아 있으면 이내 다시 뿌리 내려 생명을 이어간다. 이처럼 생존본능은 생명체가 가진 가장 근본적인 자기보존의 본능이다.

인류의 문명은 인간이 생존을 목적으로 발전해 왔다. 스스로 몸을 지키는 동물들처럼 뛰어난 신체적 능력이 없는 인간은 다른 동물이 가지지 못한 이성적 판단과 공감 능력으로 고도의 문명을 발전시켰다. 인류의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인간 우월주의에 빠져 다른 생명체의 서식지를 거리낌 없이 파괴했다. 그 결과 인간의 삶은 더욱 윤택하고 편리해졌지만, 많은 생물종은 멸종 위기에 처해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대한 공룡이 멸종해 사라지고 작은 포유류가 새로운 진화를 거듭해 살아남은 것처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거나 멸종되는 건 자연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인간의 멸종도 당연한 일이라 말 할 수 있을까?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의학과 신약을 끊임없이 개발해 생명 연장을 이뤄냈다. 이러한 인간의 몸부림을 비웃기라도 하듯 2020년 전 세계에 유례없는 바이러스가 창궐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중에도 전 세계에는 자연재해가 끊이질 않았다. 대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하고 나약한 존재인가.
[환경부×시민기자단] 생존본능
2000년 2월 멕시코에서 열린 지구환경 관련 국제회의에서 네덜란드 대기화학자 파울 크루첸은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제안했다. 인류세는 지질학적 연대를 지칭하는 비공식 용어로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가 초래한 새로운 지질시대를 말한다.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 중에는 플라스틱이 있다. 최초의 플라스틱은 1868년 발명가 존 웨슬리 하이얏이 발명한 셀룰로이드다. 플라스틱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이는 곧 재앙의 시작이었다.

플라스틱이 발명된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19세기 미국 상류사회에서 당구가 유행했는데, 그 당시 당구공은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 매우 고가라 이를 대체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값이 싸고 편리한 플라스틱은 무분별하게 사용됐다. 쉽게 썩지 않는 이 물건은 악취 나는 거대한 쓰레기 산을 만들어냈고, 바다로 떠밀려 나갔다. 북태평양에는 한반도 8배 크기의 쓰레기 섬이 존재한다. 이와 비슷한 쓰레기 섬이 오대양 곳곳에 떠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처음 인류세를 접했을 때, 우리가 직면한 지구환경을 표현한 가장 완벽한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무분별하게 사용한 지구에 대한 세금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공존과 공멸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간만을 위한 개발의 탐욕과 경쟁심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인류 역시 머지않아 사라지고 말 것이다. 태초의 본능인 생존에 집중해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환경부×시민기자단] 생존본능


조연희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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