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400억원 규모 자산 정리
콜마비앤에이치가 진행한 화장품 사업 처분의 규모는 상당하다. 1월 30일 종속회사 에치엔지가 화장품 사업 부문을 계열사 콜마유엑스에 약 195억원에 양도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같은 날 화장품 제조 자회사 콜마스크의 지분 100%(182만 2858주)를 한국콜마에 약 203억원에 매각했다. 약 400억원에 달하는 화장품 관련 자산을 정리한 것이다.
이번 조치 이후 콜마비앤에이치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급격히 재구성된다. 2025년 3분기 기준 콜마비앤에이치와 그 자회사들의 화장품 부문 매출이 1889억원으로 전체 연결 매출의 41.7%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양도는 회사의 수익 구조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회사 측은 양도의 목적을 건기식 위탁개발생산(ODM) 중심의 핵심 사업 투자 확대와 신사업 재원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명분은 '경영 효율화' … 목적은 지배권 강화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 합류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윤여원 대표가 주도해온 화장품 사업의 상당 부분을 한국콜마로 이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동안 한국콜마는 윤상현 부회장, 콜마비앤에이치는 윤여원 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나, 이번 재편을 통해 콜마비앤에이치의 핵심 사업이 윤상현 부회장의 영향력이 강한 한국콜마로 집중되었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인 콜마홀딩스(지분 44.63%)는 윤상현 부회장의 지분율 31.75%를 통해 간접 지배되고 있다.
지배구조의 관점에서 보면 더욱 명확하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의사결정이 지주사인 콜마홀딩스를 거쳐 윤상현 부회장에게 수렴되는 구조인 만큼, 콜마비앤에이치의 핵심 사업이 한국콜마로 이동할수록 그 영향력은 더욱 안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경영권 분쟁 이후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ESG 부문으로 역할이 제한된 윤여원 대표의 경영에 복귀할 여지도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700억 매출 회사를 195억에 양도
이번 거래 과정에서 가장 논쟁이 되는 부분은 에치엔지 화장품 부문의 양도가액이다. 에치엔지의 연간 화장품 부문 추정 매출이 약 700억원대임을 고려하면, 195억원이라는 양도가액은 매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에치엔지의 전체 순자산이 872억원이고, 화장품 사업의 매출 비중이 92%에 달한다는 점에서 가치 산정이 과도하게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되는 이유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최근의 수익성 악화와 부채 현황을 가격 산정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에치엔지의 부채가 300억원대라는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단순 매출 규모가 아니라 실물자산, 부채 현황, 최근 수익성 저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시장의 평가와 향후 과제
2024년 콜마비앤에이치는 연결기준 매출 616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2023년보다 18.8% 감소했다. 외형 성장 뒤 내실의 악화가 심각한 상황 속에서의 구조 재편인 것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윤 부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콜마비앤에이치에 합류한 직후, 윤여원 대표가 주도해온 핵심 수익원 화장품 사업을 분리·매각했다"며 "경영 효율화와 전문화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동생의 경영 기반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오너 중심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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