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3(일)

1,600평에 농사지어 기부
"배고픈 이웃 위해"…채소 팔아 번 돈으로 빵·과일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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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씨(오른쪽) 부부.[사진=완주군.연합뉴스]
어렵게 농사를 지어 무려 30년 동안이나 어려운 이웃을 도와 온 평범한 농부 박승희(76) 씨 부부가 큰 감동을 주고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940년대 전북 완주군 비봉면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윈 후부터 제때 끼니를 챙기지 못했다. 주린 배는 쑥과 시냇물로 채웠다.

고생 끝에 박 씨는 40대 초반이던 1990년대 1,600평의 논을 사들여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신동진 벼를 재배했다. 갈수기에도 이 논에 먼저 물을 댔다.

이렇게 정성으로 키워 수확한 쌀 전부는 경로당이나 가난한 이웃에게 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어린시절 배고픔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박 씨는 "설움 중에 배고픈 설움이 가장 컸다"며 "그 때를 잊지 못해 악착같이 품을 팔아 논과 밭을 사들였고 ,마흔 초반 무렵, 가장 입지가 좋은 땅에 벼농사를 지었고 처음으로 쌀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박 씨의 이 같은 기부는 이후 30여년을 이어오고 있다.
가정의달인 5월과 혹서기인 7월, 연말인 12월에 해마다 기부를 했고, 그래도 남은 쌀은 청년들에게 싼 가격으로 점심을 제공하는 대학교 앞 식당에 갖다줬다.

박 씨가 기부한 쌀의 규모와 금액은 알 수 없다. 한 번도 계산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품종의 쌀을 재배하다 보니 간혹 이걸 탐 내는 분들이 팔라고 한 적도 있다"며 "좋은 쌀은 기부해야 하니까 단 한 톨도 팔지 않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슬하에 2남 1녀를 모두 출가 시킨 박 씨는 요즘 동갑내기 아내 임남순씨와 완주 고산시장, 전주 모래내시장에서 채소를 팔아 번 돈으로 빵과 과일을 산다. 이 역시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를 하기 위함이다.

덕분에 시장에서 '빵 아저씨'로 통한다는 박 씨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가진 것을 다 주지 못해 되레 미안한 마음"이라며 "힘 닿는 이들은 도울 생각이다"고 말했다.
안형숙 비봉면장은 "그리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이웃에게 마음을 베푸는 박 씨의 선행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균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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