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월)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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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취임과 함께 야당의 '검건희 여사 특검' 도입 요구라는 리더십 시험대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명자가 오는 26일 당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공식 취임하면 이틀 뒤인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해당 특검 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서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을 특검 수사로 규명하자는 이 법안은 대통령 배우자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권의 총선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만큼 당내에서는 한 지명자를 향해 총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묘수'를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지명자는 최근 이 법안을 민주당의 선전·선동을 위한 '악법'으로 규정했다. 이는 현 지도부 입장과도 다르지 않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 민심 교란용 악법인데 그걸 어떻게 받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돼 특검이 출범하면 총선 당일까지 정국 이슈가 모조리 김 여사에 대한 수사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인 셈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한 지명자 역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당 특검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왔다고 야당 공세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건 답이 정해져 있다"며 "민주당은 선거 때까지 공세로 끌고 가보겠다는 것인데 애써 다른 시도를 하려 하면 결국 프레임에 말리는 것이다. 빠르게 거부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선거를 앞두고 '제 식구 감싸기', '내로남불'로 여겨지면서 자칫 여권 전체가 반감을 살 수 있는 데다 당이 여전히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한 비영남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특검의 적법성을 따지기 이전에, 선거를 생각하면 '김건희 리스크'는 그 자체로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지명자가 '독소조항 제거, 선거 이후 특검 실시'라는 조건부 수용안을 야당에 제시하며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통해 대통령실과 극단적 충돌을 피하면서도 당정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당 안팎의 여론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앞서 한 장관이 해당 특검법안을 '악법'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이 특검은 조건도 되지 않는, 야당의 사법 테러"라며 시기적으로 총선만 피한다면 당당하게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비주류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한 지명자 입장에서 '살아있는 권력'인 대통령 부인을 겨냥한 특검을 그대로 수용하는 데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비대위원장으로 오게 되면 대통령 관련 친인척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 설득은 필요하다"며 특별감찰관 제도화, 제2부속실 설치 등 건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자료=연합)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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