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픈 캡션: 모든 건 다 떠내려갔고, 나는 '슬픈' 뒤에 어떤 단어도 쓸 수 없지만…』포스터 / 이미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슬픔’을 파헤친 이유는, 외부 사건과 체험에 무감각해지고자 하는 시대 속에서 ‘슬픔’의 주체들이 내는 고유한 목소리가 다시 재고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전시는 ‘나’와 ‘고통받는 타인’과의 거리에 주목한다. ‘나’는 타인의 슬픔을 기민하게 감지하지만 쉽게 동일시하지 않는다. ‘나’는 타인과의 거리를 존중하면서도 그 간극을 메우고자 하는 태도를 잃지 않으려 한다.

〈옐로우 맨의 여행 No.13: 파편화된 신체/변하는 상황〉, 1999, 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0분 26초. 리웬 아카이브. 리웬과 아시아 아트 아카이브(Asia Art Archive)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본 전시는 그의 예술적 유산을 기리는 한편, ‘슬픔’이라는 주제를 경유해 그의 작품을 새로운 맥락에서 바라보려 한다.
〈굿 모닝 영 바디〉 작품의 사람은 실제 사람이 아니다. <굿 모닝 영 바디>는 작가의 어린 시절 아역 배우의 모습을 딥페이크 기술로 재현한 작품이다. 이는 테크놀로지와 젠더, 취약한 주체성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드러낸다.
해당 작품의 작가 샤메인 포는 미디어, 영상, 퍼포먼스를 넘나든다. 그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주체성과 신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취약성, 욕망, 친밀감 등이 그 탐구활동의 키워드다.
엄지은은 카메라를 든 신체를 매개로 ‘개인의 주관적 경험’이 ‘세계의 리듬’과 공명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0년대 여러 죽음을 겹쳐 놓고 바라보는 〈모닥불〉을 공개한다.
조이솝은 식물 혹은 신체의 서사를 통해 자연을 퀴어화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섹슈얼리티와 자연에 대한 이성애 중심의 담론을 파괴하는 동시에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한다.

〈HOW DARE I FEEL SAD WHEN I THINK OF YOU〉, 2020, 복사용지 프린트에 교정교열본, 297 x 210 mm x 5묶음, 103 x 187 mm x 1묶음.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전시에서는 일기 및 편지 등을 재구성한 〈HOW DARE I FEEL SAD WHEN I THINK OF YOU〉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주체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구성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또는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2024,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의 유리 상자, 발견된 의자, 버려진 감시 카메라, 한지, 종이 풀, 나무, 책, 이어폰, 버려진 청바지, 운동화, 모니터, 종이, 사진, 끈, 160×120×70cm.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전시에서는 방화자이자 방관자인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키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또는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을 선보여, 일상 속에 스며든 폭력과 불안을 포착한다.
한편, 본 전시는 개최하는 동안 예약 없이 방문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오하은 에디터 / 글로벌에픽 에픽라이프팀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