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캐릭터로 불리는 게 행복하다는 임지연 “제가 자신 있는 건 노력, 끈기, 집요함. 배우로서의 가장 큰 장점”(‘옥씨부인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13012042001790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작품을 할 때마다 대중에게 큰 신뢰감을 준다면,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까. 여기에 욕심도 많고 열정도 넘친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묵묵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임지연은 그런 배우다. 진정으로 일을 즐기는 사람의 여유와 에너지가 그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임지연이 지난 26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을 촬영하며 느낀 소회와 구덕이 캐릭터를 그려내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털어놨다.
“지난해 8월 말 촬영을 마쳤어요.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작품을 보면서 슬펐어요. 초반에는 떨리는 마음으로 봤어요. 저의 전부였어요. 저의 모든 것이었기에 그래서 보내기가 싫은 것 같아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 보니 과했던 것 같기도 해요.”
“대본 읽기 전에 사극이라 안 한다고 했어요. 그러나 대본을 보고 아차 싶었어요. 지레 겁을 먹고 도전해보지도 않는, 잘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했던 나 자신이 창피했어요. 이왕 하는 거 한번 보여주자며 큰 마음을 먹고 도전한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애정이 더 많이 가요. 초심으로 돌아가 트라우마를 이겨낸 것 같아요.”
![[인터뷰] 캐릭터로 불리는 게 행복하다는 임지연 “제가 자신 있는 건 노력, 끈기, 집요함. 배우로서의 가장 큰 장점”(‘옥씨부인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13012043502441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영화 ‘간신’(2015)과 드라마 ‘대박’(2016) 이후 10년 만에 다시 사극에 출연한 임지연은 사극에서 주연을 맡은 게 처음인 만큼 부담감과 책임감도 뒤따랐다.
“그땐 어린 나이였고, 신인으로서 도전하는 때여서 여러 가지로 부족했던 게 많았어요. 경험이 없는 배우의 작품에 많은 분들이 에너지를 쏟아붓는 상태에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부족했죠. 워낙 분량이 많다 보니 무너지지 않으려고 멘탈과 체력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 역할을 사랑했어요. 책임감이 무거운 거라는 생각과 함께,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첫 만남에서 한 번만 믿어 달라고 했어요. 남을 위해 희생하고, 안 해도 되는 것도 한 것 같아요.”
타이틀롤 임지연은 이름과 신분, 남편까지 모든 것이 가짜였던 한 인물의 휘몰아치는 삶을 극적으로 그려내며 실력을 발휘했다. 엄격한 신분 사회인 조선시대에서 구덕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지독한 학대와 핍박에서 스스로 벗어나기를 선택한다. 우연히 양반 옥태영의 신분으로 살아가게 된 후 조선시대 변호사인 외지부가 되어 자신과 비슷했던 처지였던 약자에 편에 서서 변호하고 든든한 울타리를 자처한다.
“구덕이는 시대 상황 속 신분의 한계를 이겨내고자 하는 인물로 어머니가 산채로 묻히고 학대를 당한 기억이 있어요. 곱게 늙어주는 꿈을 가진 구덕이는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삶을 개척하는 진취적인 인물이죠. 구덕이는 자기 식솔들 챙기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 리더십이 필요한 캐릭터였던 만큼, 이를 표현하고자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처음에는 내가 아끼는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목적에서 외지부를 시작해 핍박을 받는 백성들을 위해 변호하겠다는 목표로 구체화 시켜나가요. 그 과정에서 달라지는 톤을 많이 느꼈어요.”
구덕과 옥태영을 연기한 임지연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2022년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보여준 강렬한 연기로 극 중 캐릭터인 ‘연진이’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 임지연은 이제 연진이를 벗고 노비와 아씨, 구덕과 옥태영으로 대표 캐릭터를 바꿨다.
”식당 같은 데 가면 어머니, 아버지들이 좋아해 주세요. 예전에는 연진이로 많이 불리다가 요즘은 구덕이, 태영이라고도 많이 불러주세요. 임지연으로 불린 적은 거의 없어요. 작품 배역의 이름으로 불려서 좋았어요. 배우가 극 중 인물의 이름으로 많이 불린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그땐 몰랐는데 아직도 연진이로 불리고 구덕이, 태영이로 불리는 게 좋아요. 오래오래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임지연의 상대역으로 호흡한 배우 추영우도 돋보였다. 추영우는 옥태영이 노비였던 시절부터 연모하면서 목숨까지 걸고 그를 지킨 인물 천승휘를 연기했다. 천승휘가 주목받은 배경은 구덕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열어나가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추)영우가 맡은 두 역할을 구분 짓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그냥 다른 사람이라 생각했죠. 쉽지 않은 연기인데도 너무 잘했어요. 과하지 않게 미묘한 차이를 둔 게 좋았어요. 잘 해내는 걸 보니 기특했어요. 배우로서 많은 것들을 가진 친구라 제가 더 많이 의지하고 더 많이 배웠어요. 특히 능청스럽게, 인물을 자기화 하는 걸 잘하더라고요. 현장에서의 집중력과 즉흥적인 아이디어, 뛰어난 감각이 게 한편으론 부러웠어요.“
임지연은 ‘더 글로리’에서 호흡을 맞춘 이도현과 공개 열애 중이다. 이도현은 현재 군 복무 중이다.
”이도현이 열심히 ‘옥씨부인전’을 본방사수 중이에요. 작품에 대한 피드백은 별반 다르지 않아요. 항상 응원해주고 있어요. 제가 작품을 얼마나 애정하고 노력했는지 그 친구도 잘 알아요. 서로 응원해주고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인터뷰] 캐릭터로 불리는 게 행복하다는 임지연 “제가 자신 있는 건 노력, 끈기, 집요함. 배우로서의 가장 큰 장점”(‘옥씨부인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13012050303305d3244b4fed58141237106.jpg&nmt=29)
임지연, 이도현과 함께 ‘더 글로리’에 출연한 배우 차주영 또한 첫 사극 드라마 ‘원경’에서 주인공으로 출연 중이다.
”작품을 고를 때 시점이 되게 비슷했어요. 그래서 그 과정을 주영이와 많이 공유했어요. ‘원경’ 첫 방송 때 내가 다 떨렸어요. 열심히 한 만큼 역시 잘했고 주영이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았어요. 지금도 서로 고민을 나누면서 도움도 받고 있어요.“
2014년 영화 ‘인간중독’으로 데뷔 이후 끊임없이 배우에 도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확신이었다. 배우에 대한 확신이 든 순간부터 계속해서 노력했고 그 선택을 번복하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했기에 그는 지나온 세월에 대해 아쉬움도 없었다. 그에게는 뜨거운 인기, 지나온 과정들보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믿음이 더 중요했다.
“항상 모든 작품이 절실했어요. 저는 타고난 배우가 아니니까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앞으로도 작품 주어질 때마다 제 집요함과 도전 정신으로 열정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제가 자신 있는 건 노력, 끈기, 집요함이에요. 배우로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임지연은 소속사 이사인 이정재와 ‘닥터 차정숙’ 작가의 신작인 ‘얄미운 사랑“으로 합을 맞춘다.
”초반 단계라 잘 준비하고 있는데, 연예부 기자 역할이에요. 지금 인터뷰 하면서 기자님들을 잘 관찰하고 있어요. 이제 저희 회사 이사님이신 이정재를 배우로 만나는 거니까 기대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해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기대가 큰 작품이에요.“
임지연은 더 많은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높은 곳을 올라가려는 것보다는 꾸준히 연기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배우라는 직업을 오랫동안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스스로 내려놓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올해 tvN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2’에 출연해요. 원래 ‘산지직송’ 팬이라서 재밌게 봤어요. (염)정아 선배님이 연락이 왔어요. 예능의 욕심보다는 힐링을 하고 싶었어요. 시즌2에는 더 재미난 케미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 중이에요. 이미 다들 친해졌어요. 아직 촬영은 안 했고 조만간 떠날 것 같아요. 나이가 있다 보니 사랑스러운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무겁고, 장르물, 서사, 이런 것 말고 가벼운 것을 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좌절하는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것 같아요. 할머니가 돼서도 연기를 하고 싶어요.
[사진 제공=아티스트컴퍼니]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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