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5.20(화)

[맞수 탐구] 삼양식품 vs 농심

불닭의 날개로 비상 vs 안정적 포트폴리오로 지속성장

신규섭 금융·연금 CP

2025-05-20 10:16:19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불닭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고 있는 삼양식품과 다양한 포트롤리오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농심. 라면 격전지에서 써 내려가는 이들 맞수의 서사(에픽)에 관심이 쏠린다.

증시에서는 일단 삼양식품이 승기를 잡았다. 라면 시장에서 '맵부심'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삼양식품이 불닭브랜드의 성공에 힘입어 황제주로 등극한 반면, 국내 라면 시장 1위 기업 농심은 상대적으로 주가 성장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기업의 경쟁 양상과 성과를 비교해보니 흥미로운 대비가 드러났다.

'불닭' 효과, 비상하는 삼양식품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눈부신 실적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키움증권 박상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7% 급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영업이익률이 25.3%에 달하는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중국법인의 1분기 매출액은 1,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는데, 이는 춘절 물량 판매와 위안화 강세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법인의 매출액도 1,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급증했는데,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한 메인스트림 채널 판매 증가와 달러 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불닭볶음면은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50%에 육박한다. 특히 미국,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글로벌 '매운맛' 트렌드를 삼양식품이 선점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안정적 성장 추구하는 농심

반면 농심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한유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농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8,9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6.3%로, 삼양식품의 25.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3월 가격 인상 발표에 따른 선수요로 내수 라면 매출이 5% 증가했으나, 유럽 법인 설립 과정에서 채널 정비가 이루어지며 수출 라면 매출은 5% 증가에 그쳤다. 미주 시장에서는 신제품 입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제품 매출 감소로 원화 기준 매출이 1%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현지 통화 기준으로는 오히려 7% 감소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온라인 채널 유통 구조 변경으로 원화 기준 매출이 5% 감소했으나, 해당 구조 변경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다만 농심은 2분기부터 가격 인상 효과의 온기 반영, 수출 매출의 성장 전환(15% 예상) 및 해외 법인의 글로벌 전략 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11% 예상)을 기대하고 있다. 한유정 애널리스트는 "2분기 매출액은 9,082억원(전년 동기 대비 6% 증가), 영업이익은 526억원(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으로 6개 분기 만의 증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주가 격차 확대, 투자자들의 선택은

이러한 실적 차이는 주가에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2025년 5월 19일 기준 삼양식품의 주가는 72만원대로, 5년 전 대비 약 6배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약 5조원으로 식품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28배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반면 농심의 주가는 38만원대로, 5년 전 대비 약 1.7배 상승에 그쳤다. 시가총액은 약 9조원으로 여전히 삼양식품보다 높지만, 주가 상승률에서는 크게 뒤처지는 모습이다. 농심의 PER은 15배 수준으로 삼양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

두 기업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과 높은 수익성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농심은 안정적인 시장 지배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성장 모멘텀 부족과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다소 소외된 모습이다.

[맞수 탐구] 삼양식품 vs 농심


경영 리더십과 전략의 차이

두 기업은 경영 리더십에도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창업주인 전중윤 회장의 며느리인 김정수 회장이 이끌며, 젊은 경영진을 중심으로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김 회장은 SNS 마케팅과 글로벌 콘텐츠 협업 등 디지털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불닭 브랜드를 세계적인 현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반면 농심은 신동원 회장의 리더십 아래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전통적인 기업 문화와 안정적인 경영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식품 트렌드에 대응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라는 평가도 있다.

제품 전략 측면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글로벌 매운맛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반면, 농심은 신라면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 여부가 관건

키움증권 박상준 애널리스트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글로벌 판매량 증가와 지역 믹스 개선, 현지통화 강세 등이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며 삼양식품의 글로벌 성장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한유정 애널리스트는 "농심은 2분기부터 가격 인상 효과의 온기 반영과 해외 법인의 글로벌 전략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유럽 법인의 연결 반영은 2분기부터, 미국 법인의 가격 인상은 3분기 중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은 다르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과 브랜드 파워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닭' 한 브랜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업 구조가 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농심은 안정적인 국내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진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삼양식품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라면업계의 두 강자는 각자의 전략으로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삼양식품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농심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 중 어떤 전략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일지는 앞으로의 글로벌 식품 시장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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