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생인 류형우 신임 상무는 35세의 나이로 한화그룹 내 최초 1990년대생 임원이 되었다. 보수적인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 문화가 강했던 한화그룹에서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류 실장을 아워홈 전략실장 상무로 임명하는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경영을 주도하는 유통부문 체제에서 이뤄진 첫 대형 M&A 성공에 대한 포상 성격으로 해석된다. 김동선 부사장 체제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출범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데 따른 성과 보상형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류 상무의 경력은 투자 전문가로서의 탄탄한 배경을 보여준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본사의 글로벌 레버리지 파이낸스 그룹에서 투자은행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SJL파트너스를 거쳐 스텔라인베스트먼트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투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특히 아워홈 인수전에서 류 상무는 총 8695억원이 투입된 빅딜을 총괄하며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매각 측과의 협상부터 87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까지 M&A 전 과정을 조율하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남 체제의 그룹 내 유통계열 부문에서 별도로 갖추지 못한 M&A 기능을 초기부터 수립한 인사로도 꼽힌다.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는 단순한 지분 확보를 넘어 경영진 교체를 통한 본격적인 경영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 15일 아워홈 지분 50.6%를 인수하는 1차 거래를 완료한 후, 아워홈 이사회에 그룹 출신 인물들을 대거 배치했다.

김태원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
이종승 전 한화푸드테크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아워홈 사내이사로 합류했으며, 류형우 상무도 사내이사로 아워홈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1976년생인 이 전 대표는 2023년 10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한화푸드테크를 이끈 인물로, 지난 3월 조용기 F&B혁신실장에게 자리를 넘겨준 바 있다.
아워홈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김태원 한화갤러리아 미래사업TFT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박찬우 IMM크레딧앤솔루션 대표이사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박 대표는 한화가 아워홈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우리집에프앤비 이사회에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
김동선 부사장은 인수 후 첫 메시지를 아워홈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했다. '아워홈 비전 2030'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인수 배경과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누구나 건강하고 위생적이며 맛있는 음식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인수 동기를 설명했다.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주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음식을 만들어 우리 고객에게 제공하고, 그들이 건강하고 행복해하는 모습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며 "그러면 돈은 자동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경영 철학을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밸류 체인 확대를 통한 원가절감, 생산물류 전처리의 효율화, 세계 최고 수준의 주방 자동화 기술력과 같이 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 경쟁력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단순히 급식 식자재 유통 업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고 즐거움을 주는 위대한 일을 하는 플랫폼"이라며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류형우 상무는 앞으로 아워홈 사내이사로서 신규 M&A와 신사업 계획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아워홈을 인수한 한화그룹은 해외 진출과 푸드테크 기반 신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류 상무는 이러한 전략적 확장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는 한화그룹이 성과 중심의 인사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연공서열보다는 실적과 역량을 우선시하는 조직 문화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되며, 향후 한화그룹의 인재 경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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