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6.17(화)

예스24(yes24) 김동녕 회장, 해킹 사태 속 승계작업

개인정보 유출 우려 속에도 자녀에 82억 지분 증여

안재후 CP

2025-06-17 11:04:06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한세예스24홀딩스 홈페이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한세예스24홀딩스 홈페이지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랜섬웨어 해킹 사태가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작 오너 가문은 고객들의 불편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는 뒷전으로 한 채 82억원 규모의 지분 증여를 단행해 공분을 사고 있다. 수백만 고객들이 서비스 마비로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가업승계' 만큼은 차질 없이 진행한 것이다.

해킹 사태 와중에 벌어진 82억원 지분 증여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은 전날 막내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에게 한세예스24홀딩스 주식 200만주를 증여했다. 12일 종가 4,140원 기준으로 82억8,000만원 규모다. 이로써 김지원 대표의 한세예스24홀딩스 보유 주식은 407만5,622주로, 보유 비율은 10.19%로 확대됐다.

문제는 이 증여가 예스24의 서비스가 완전히 마비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지난 9일 새벽부터 시작된 랜섬웨어 공격으로 예스24의 웹사이트와 앱이 먹통 상태에 빠진 지 닷새째인 상황에서도, 오너 일가는 지분 이동에만 집중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사진: 한세엠케이 홈페이지)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사진: 한세엠케이 홈페이지)



반복되는 보안 사고, 늑장 대응에 신뢰 추락

예스24의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술적 장애가 아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접속 오류라고 발표했던 회사 측은 이틀 후에야 랜섬웨어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개인정보 유출이 없다던 초기 입장도 "유출 확인 시 개별 통보하겠다"로 번복되면서 고객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정부 기관과의 협력 과정에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점이다. 예스24는 지난 12일에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기술 지원을 공식 요청했으며, KISA 측은 공동 조사 착수에 난항을 겪었다고 밝혔다.

예스24는 이번 사태 이전에도 보안 사고가 반복됐다. 2016년과 2020년 개인정보 관련 법규 위반으로 과태료를 받았고, 2023년에는 해킹으로 인해 보안 체계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었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보안 강화 조치는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너 가문의 '승계 드라이브'와 책임 회피 논란
김동녕 회장은 2018년부터 자녀들에게 순차적으로 지분을 넘기며 사실상 승계 구도를 굳혀왔다. 현재 장남 김석환 부회장이 한세예스24홀딩스 지분 25.9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차남 김익환 부회장은 20.76%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증여로 막내딸 김지원 대표의 지분도 10.19%로 확대됐다.

문제는 이런 지분 승계가 회사의 위기 상황과 무관하게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80세가 넘은 고령의 김 회장이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을 위해 지분 승계를 추진하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시기가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가 하락을 야기한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경위와 해명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증여가 이뤄진 것은 시장과의 소통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주주와 소비자가 고통받는 사이 오히려 오너일가는 '지분 승계'에만 관심을 뒀다"고 비판했다.

예스24는 현재 김석환·최세라 공동대표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은 여전히 오너 일가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사태에서도 경영진의 공식적인 사과나 해명은 사태 발생 일주일 만인 16일에야 나왔다.

김석환·최세라 공동대표는 16일에야 공식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고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들과 협력사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고객들의 신뢰는 크게 훼손된 상태다.

“고객 신뢰 바닥칠 때 승계는 부적절”

이번 해킹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이후 예스24 주가는 9% 넘게 하락했고, 한세예스24홀딩스 주가도 이틀 새 약 5% 하락했다. 시장은 예스24의 늑장 대응과 불투명한 소통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보안 사고가 발생한 직후의 증여는 기업 이미지와 연계 리스크를 외면한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며 "고객 신뢰가 바닥을 칠 때 재산 승계를 단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시기 선택"이라고 지적한다.

“기업 거버넌스에 근본적인 문제”

예스24는 현재 외부 보안 전문가들과 협력해 사고 원인 조사와 보안 진단을 병행하고 있으며, 보안 체계를 원점에서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외부 보안 자문단 도입과 보안 예산 확대를 통해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것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기업 거버넌스의 근본적인 문제다. 고객의 불편보다 가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 투명하지 못한 소통, 그리고 책임 회피 논란까지 겹치면서 예스24의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으로서 수백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예스24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진정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오너 중심'의 구태의연한 경영을 지속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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