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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상륙작전 ⑫ DB그룹] 아들이냐 딸이냐 … 경영권 향방 ‘촉각’

김준기-남호 父子 갈등에 김주원 다크호스 부상 … 지분싸움 치열할 듯

안재후 CP

2025-09-04 11:20:57

김주원 부회장, 김준기 창업회장, 김남호 명예회장

김주원 부회장, 김준기 창업회장, 김남호 명예회장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재계 서열 40위 DB그룹의 경영권은 누가 가져 갈 것인가.

DB그룹의 경영권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50세 나이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과 아버지 김준기 창업회장 간 경영권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김남호 명예회장의 누나인 김주원 부회장이 새로운 후계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남호 명예회장이 부친(김준기 창업회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아버지와 아들, 딸 간에 펼쳐질 지배구도 향방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B하이텍 매각 논란이 부른 나비효과
이번 부자 갈등의 발단은 2021년 불거진 DB하이텍 매각설이었다. 당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호황 속에서 DB하이텍의 기업 가치는 4조~5조 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됐고, LX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삼성전자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김남호 회장이 매각을 독자적으로 추진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김준기 창업회장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기 창업회장이 격노한 것은 DB하이텍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기 때문이다. 동부그룹 구조조정 당시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등 주력 계열사는 매각하면서도 DB하이텍에 대해서는 3500억원에 달하는 사재를 투입할 정도로 애정이 깊었다.

아버지의 반격, 지분 경쟁과 인사 전쟁

DB하이텍 매각 논란 이후 김준기 창업회장의 반격이 시작됐다. 아들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2022년 DB김준기문화재단을 통해 지주사 DB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2022년 DB김준기문화재단이 가지고 있던 DB아이앤씨 지분 4.3%를 인수해 지분율을 높였다. 현재 지분 구조를 보면 김남호 명예회장이 16.83%로 최대 주주이지만, 김준기 창업회장(15.91%)과 김주원 부회장(9.87%)의 지분을 합치면 25.78%로 김남호 명예회장을 앞선다.
갈등의 절정은 올해 6월 인사에서 드러났다. DB그룹은 지난 6월 이수광(81) 전 DB손해보험 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김남호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불과 50세에 명예직 회장이 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1944년생인 이수광 신임 회장은 김준기 창업회장과 동갑내기이자 고려대 동문으로, 1979년 그룹에 합류해 DB손해보험과 DB건설 대표이사를 지낸 '창업 공신'이다. 즉, 50세의 젊은 오너 2세를 밀어내고 81세의 측근을 회장 자리에 앉힌 것이다.

해외사업 확장 주도한 김주원 부회장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인물이 김주원 부회장이다. 김주원 부회장은 1973년생으로 김남호 DB그룹 회장의 누나이자 김준기 DB그룹 창업 회장의 1남 1녀 중 장녀다. 서울예고와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지난해부터 DB하이텍 미주법인 사장으로 해외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김주원 부회장의 경영 참여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22년 딸인 김주원 부회장을 DB하이텍 미주법인장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김주원 부회장은 지난해 7월 그룹 부회장 겸 해외담당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특히 김주원 부회장은 해외 사업 확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DB그룹은 김주원 부회장 주도로 베트남 보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올해 2월 베트남 손해보험업계 10위인 VNI손해보험을 인수했다.

법정 분쟁 가능성과 백기사 전략

이런 가운데 재계에서는 김남호 명예회장이 아버지와 법적 싸움을 위해 법무법인을 알아보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회장직에 이어 내년에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게 되는 상황을 대비해 법적 대응에 나서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남호 명예회장이 실제로 아버지와 정면 대결을 벌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주원 부회장의 지분 9.87%를 더하면 김준기 창업회장 지분이 25%를 넘어서는 데다, 현재 이수광 회장을 포함해 그룹 핵심 경영진이 김준기 창업회장의 인맥으로 채워져 세(勢) 싸움에서 이로울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안팎에서는 "김준기 창업회장은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그룹 경영권을 단 한 번도 놓지 않았던 인물"이라며 "김남호 명예회장이 독자 노선을 걷는 이상 아버지와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하며 결국 '백기사' 확보 여부가 부자간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비금융 계열 분리하나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DB그룹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DB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제조업 계열사를 지배하는 DB아이앤씨와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DB손해보험으로 크게 계열이 나뉘어 있다.

일각에서는 계열 분리 가능성도 제기한다. DB그룹이 금융 계열사는 김남호 명예회장이, 비금융 계열사는 김주원 부회장이 가져가는 구조로 분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남호 명예회장은 이 같은 계열 분리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DB그룹의 부자 갈등은 단순한 가족 간의 불화를 넘어서 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권력 투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81세의 김준기 창업회장이 여전히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50세의 김남호 명예회장과 52세의 김주원 부회장 사이의 후계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후계 경쟁 승패에 따라 DB그룹의 지배구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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